"어머 저건 사야해"
지름신이 왔을 때 스스로를 합리화하거나, 충동구매를 부채질하기 위해 업자들이 사용했던 아주 유명한 짤이다.
지름신의 강령을 강렬하게 느끼게하는 표정이 압권인 이 짤은 다양한 버전의 변화도 시도됐는데, 잠시 감상해보자.
역시 아류는 전설을 넘지 못한다.
그런데, 이 짤은 대체 어디서 왔을까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 바, 우선 원본은 이렇다.
그 유명한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 만화의 여주인공인 최엄지다.
원래의 대사는 "아!"하며 놀라는 감탄사이지만, 누군가가 "어머 저건 사야해"로 바꿨다.
1983년에 출판된 공포의 외인구단은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며 이현세를 당시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만든 히트작.
방송과 영화에서도 이 만화의 인기를 토대로 다양한 작품과 패러디가 난무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난 네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라고 말하는 오혜성의 대사를 가사로 만든 정수라의 노래도 당시에 큰 히트를 기록했다.
지금에 와서 만화의 스토리는 그닥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여주인공인 엄지는 당대에서나 지금까지도 논란의 큰 중심에 있는 인물이어서 꽤 흥미롭다.
만화의 주인공인 오혜성이 굴곡진 인생을 살다가 비극으로 끝나게 되는 이유가 엄지 때문인데, 이는 그녀가 근본이 악하다기 보다는 지독한 우유부단함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을 망가뜨리는 'X년'이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
그래서 최초에 이 짤을 만든 사람은 '지름신이 강령한 엄지'를 통해 자제력을 잃고 과도한 지출로 파멸로 치닫는 운명의 페이소스를 경고하려 했던 것은 아닐까.
난 내가 기뻐하는 쇼핑이라면 무엇이든 하려다간 큰일 날수도.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