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영국 더비에서 열린 결혼식에는 아주 특별한 '신부 입장'이 있었다.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곱게 차려 입은 신부 헤더(Heather,28)는 아버지와 함께 '아주 느린 걸음'으로 결혼식장에 들어섰다. 신부와 신부의 아버지가 걷는 순간 결혼식장에는 '윙윙' 로봇 기계음이 울려 퍼졌다. 신부의 아버지는 '로봇 다리'를 입은채 신부와 함께 걷고 있었다.
신부와 함께 결혼식장에 입장한 신부의 아버지 '크리스 파머'는 4년 전 암에 걸려 하체가 마비되었다. 의사는 파머에게 "이제 걸을 수 없다"는 선고를 받게 되었고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되었다. 걸을 수 없게 되었을 당시 파머의 머릿속에는 '딸의 결혼식에서 딸과 함께 걸을 수 없다'는 걱정부터 떠올랐다고 한다.
아빠의 걱정을 해결해준 사람은 딸이었다. 딸 헤더는 지난해 마비 환자들도 혼자 걸을 수 있게 해주는 로봇을 만들어 장애인 걸음을 돕는 '렉스 바이오닉스(Rex Bionics)'라는 회사를 발견했다. 헤더는 렉스 바이오닉스에 연락해 사정을 설명했고 렉스 바이오닉스는 헤더를 돕기로 했다.
렉스 바이오닉스의 직원들은 결혼식 전날까지 파머에게 로봇 사용법을 가르쳤고, 눈물겨운 노력 끝에 파머는 로봇 사용법을 익힐 수 있었다. 마침내 결혼식 날이 되었고 아버지 파머는 로봇 다리를 입고 딸 헤더와 결혼식장에 입장했다.
이날 파머가 사용한 로봇의 가격은 약 9만파운드(약 1억 5500만원)로 하머는 결혼식날 로봇을 대여해 사용했다.
하체마비인 아버지가 결혼하는 딸의 '신부 입장'을 함께 해주는 것은 아버지가 결혼하는 딸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아니었을까? 그 감동적인 순간을 영상으로 함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