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한 고양이 '톰'이 영리한 쥐 '제리'를 쫓아다니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미국의 애니메이션 '톰과제리'. 어릴적 톰과제리를 보며 즐거워했던 우리들의 기억속에서 톰과 제리는 매우 '유쾌한' 애니메이션이지만 의외로 톰과제리에는 슬픈 에피소드가 많다.
그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슬픈 에피소드가 있는데 56년도에 방영된 <Blue cat Blues(파란 고양이의 우울)>이다.
애니메이션은 기찻길 위에 톰이 어깨를 축 늘어뜨린채 앉아 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톰은 좌절한 표정으로 기찻길 위에 앉아 기차가 오기를 기다린다.
이 후 장면이 전환되며 톰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이전의 상황들을 보여준다.
톰은 한 암컷 고양이에게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암컷 고양이는 몹시 도도했고, 톰의 마음을 쉽게 받아주지 않았다.
그런데 우연히 톰의 라이벌이며 어마어마한 부자인 고양이 '부치(Mr.Butch)'가 암컷 고양이를 보게 되었고 부치도 암컷 고양이를 사랑하게 된다.
위기를 느낀 톰은 암컷 고양이에게 여러가지 선물을 보내지만 톰이 준비한 선물은 어마어마한 부자인 '부치'가 보낸 선물에 비하면 너무나 초라하다.
부치의 재력을 따라갈 수 없었던 톰은 자신의 '팔다리'를 담보로 삼아 '대출'을 받지만 그럼에도 톰은 부치의 재력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결국 톰은 절망에 빠졌고 자살하려고 도로에 나가 차도로 뛰어들려 하는데 그 순간 톰의 눈 앞에 암컷고양이와 '부치'가 결혼해 '신혼여행'을 가는 중인 차가 지나간다.
사랑에 실패하고, 무리한 대출로 몸마저도 잃어버릴 톰은 결국 기찻길위에 올라 자살을 결심한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제리는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의 사진을 꺼내보며 톰을 비웃는다.
그러나 제리의 눈 앞에 신혼여행을 떠나는 생쥐커플의 (제리가 사랑하는 쥐가 타고 있는)차가 지나가게 되고 제리도 함께 좌절하게 된다.
제리는 톰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는다. 톰과 제리는 서로의 입장에 공감하며 함께 인생을 끝낼 준비를 한다.
이후 'The End'라는 자막이 화면에 등장하고 효과음으로 '열차의 경적소리'가 난다.
톰과 제리의 동반자살로 끝나는 해당 에피소드는 톰과제리를 사랑하는 많은 '어른'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순수한 어린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의 내용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자극적이고 우울했기 때문.
한가지 재밌는 사실은 의외로 당시 TV를 보던 어린아이들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어린아이들에게 사랑 때문에 좌절하는 톰의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느껴졌기 때문.
사랑과 좌절을 경험해보지 못한 아이들은 사랑에 실패해 슬퍼하는 톰의 모습을 보며 '여자한테 빠져서 패가망신하는 멍청한 톰'이라며 톰을 비웃었을뿐 무서워하거나 충격에 빠지지 않았다고 한다.
다음 영상은 유투브에 올라와있는 Blue cat blues의 풀 버전이다. 어른의 눈으로 봤을 땐 매우 섬뜩한 톰과 제리 최악의 에피소드 Blue cat blues를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