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기와 계산기를 함께 사용하다보면 문든 머리에 떠오르는 궁금증이 있는데 그것은 키패드의 숫자 배열에 관한 것이다. 계산기와 전화기 모두 숫자 '0'이 맨 아래에 위치해 있는 것은 똑같지만 계산기는 '왼쪽 아래'에서부터 1~9까지 숫자가 들어가는는 반면 전화기는 '왼쪽 위'에서부터 1~9까지의 숫자가 매겨진다.
똑같이 숫자를 입력하는 키패드임에도 이 같은 차이가 있는 것은 왜 일까?
계산기 키패드의 숫자 배열 패턴은 '금전등록기'를 사용하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금전 등록기는 돈 계산 때 가장 많이 쓰는 숫자 '0'을 쉽게 누를 수 있도록 '0'을 맨 아래에 배치했으며, 0과 가까운 위치에 1,2,3을 배치했다.
이후 전자계산기가 발명되었을 때에도 이 금전등록기의 숫자 배열을 그대로 사용했다.
반면 전화기의 키패드는 연구에 의해 숫자 배치가 결정되었다. 1960년대 초 미국의 벨 연구소는 버튼을 눌러 전화를 거는 전화기를 출시하기에 앞서 "누름 단추식 전화기 설계와 인간 공학 디자인'이라는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2줄에 5개의 숫자를 배치한 키패드, 전자계산기와 똑같은 키패드 등의 여러가지 키패드를 실험한 결과 사람들이 가장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숫자 배열은 '0이 가장 아래에 있으며 3행 3열로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1~9를 놓는 방식'이었다.
이후 터치폰 스크린으로 바뀌면서도 벨 연구소에서 개발한 키패드 배열은 바뀌지 않았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