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난 건물 안으로 뛰어들어 일일이 초인종을 눌러 주민들을 대피시킨 20대 청년이 끝내 세상을 떠나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지난 9일 새벽 4시경 서울 마포구의 한 원룸 건물에 불이 붙은 것을 본 28살 안치범 씨는 먼저 대피한 후 119에 신고하고 다시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대부분 잠든 한밤중이라 주민들은 불이 난 줄 모르고 잠들어있었고 큰 인명피해를 걱정한 안 씨는 일일이 초인종을 눌러 주민들을 깨워 대피시켰다.
그의 재빠른 조치 덕분에 주민들은 모두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안 씨는 의식을 잃고 5층 계단에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119 구조대원들이 즉시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그는 끝내 깨어나지 못하고 20일 새벽 세상을 떠났다.
안치범 씨는 성우를 꿈꾸던 청년이었고 성우학원 근처인 합정역 인근 원룸에서 지냈던 것.
그가 눈을 감은 20일도 입사하길 원하던 회사 입사 원서 마감일이었기에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어머니 정혜경 씨는 사경을 헤매는 아들에게 "위급한 상황에서는 꼭 네 목숨을 살려야지 (했더니 치범이는) 나보고도 '도와주면서 살아야지.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그랬다"며 아들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어머니는 "(아들이) 갈 때는 칭찬을 해줬어요. 잘했다고. 아들 잘했다"고 말하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
한편 당시 일어난 화재는 헤어지자는 동거인에게 화가 난 한 20대 남성의 방화로 발생해 많은 이들을 분노하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