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남성 성기 모양이 적나라하게 표현된 가운데 나체의 여성이 다리를 벌린 그림도 있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성기 모양 이외에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이 그려진 장소마다 움푹 파인 웅덩이나 깨진 타일, 솟아오른 배수구 등 안전사고를 일으킬 만한 요소가 방치되어있었다.
즉 이 그림들은 "도로에 파손된 부분이 있으니 지나갈 때 조심하고 빨리 수리 요청 신고를 해달라"는 메시지였다. 의도대로 48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말끔히 수리된다.
이 '작품'들을 그린 아티스트는 실명을 밝히지 않은 채 활동하고 있는 왱크시(Wanksy). 그는 2주면 지워지는 수성 물감으로 남성 성기 모양의 그림을 큼직하게 그린다.
왱크시는 자전거를 자주 타던 친구가 깊이 패인 도로를 지나가다 사고를 당한 후 문제를 해결하고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사람들은 손상된 도로를 무심코 지나치기 일쑤다. 이렇게 재미있는 그림이 있으면 단번에 사람들의 시선이 모이고 금새 시청 담당부서에 신고가 들어가 수리된다"고 말했다.
현지 시민들은 "재미있다", "유쾌한 발상", "괴상한 천재"라며 웃음과 함께 시청으로 민원을 넣는다.
반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너무 선정적이라 애들이 볼까봐 걱정된다" "도로를 수리하는 것보다 그림을 지워내는 게 더 고역이다"라고.
현지 의회 대변인도 "손상된 도로에 민망한 그림을 그린다고 해서 더 빨리 수리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귀한 시간과 자원을 낭비할 뿐"이라고 비판적인 어조로 말했다.
다양한 시선이 교차하는 가운데서도 왱크시는 이 작업을 지금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월 27일, 28일에 올라온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