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자주 뵙는 정디과 남학생 찾아요. 어깨도 넓고 옷차림도 멋지고... 또 눈 앞에 아른아른하네요"
지난 22일 페이스북 페이지 '경희대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도서관에 자주 오는 정보디스플레이학과 남학생 박모 씨를 찾는다. 어깨도 넓고 옷차림도 멋지셨다"며 익명을 요구한 한 여대생이 사람을 찾는 제보글이 올라왔다.
여대생은 글을 쓰면서도 그 모습이 눈 앞에 아른아른거린다며 수줍게 말을 이어갔다.
캠퍼스에서 마주쳤다가 첫눈에 반했다며 이성을 찾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오는지라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던 학생들은 이 여대생이 박모 씨를 찾는 진짜 이유를 알고 큰 웃음을 터뜨릴 수 밖에 없었다.
제보자 여대생은 "자주 입으시는 그 셔츠 어디서 사셨냐"며 "제 남자친구랑 체형이 비슷하신 것 같아 이번 크리스마스에 남자친구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고 '옷 정보'를 물었다. 아아. 남친이 있는 사람이었구나.
그러면서 "남자친구 피부가 많이 민감하다"며 "품질 표시 라벨에 적힌 옷감 혼용률도 알려달라"고 깨알같이 남자친구를 챙겼다. 이런 글을 올릴 정도면 남자친구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여성으로 보인다.
그리고 정말 박모 씨가 나타났다. 글이 올라온지 약 10시간이 지난 후였다.
그는 셔츠 안쪽에 달린 품질 표시 라벨을 사진으로 찍어 "메리크리스마스"라는 한마디와 함께 올렸다.
이 댓글에는 다시 대댓글 500여개가 달렸다. 박모 씨를 위로하며 웃음을 참지 못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 글은 28일 오후 3시 현재 1만 3천여개의 좋아요와 댓글 2800여개 등 따뜻한 반응을 얻고 있다.
댓글에는 '헬피엔딩(헬+해피엔딩)', "역시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한다" 등 각종 드립이 쏟아졌다.
"왜 이렇게 서론을 설레게 썼어", "아직도 눈에 아른아른거린다는 대목이 킬링파트"라며 여대생의 찰진 필력을 주목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 글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져나가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폭소를 전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흔쾌히 품질표시 라벨을 사진으로 찍어 올려준 경희대 정디과 셔츠남 박모씨의 쿨내에 감탄하고 있다.
한편 품질 표시 라벨에 적혀있는 품번을 검색한 결과 제보자 여대생이 반한 '셔츠(박모 씨의 소장품)'는 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