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성균관대학교 박물관은 '잃어버린 시간, 식민지의 삶'이라는 주제의 기획전을 개최하면서 일본에서 출시된 안중근 의사를 모델로 한 엽서를 공개했다. 설균관대학교 박물관이 공개한 안중근 의사 엽서는 다음과 같다.
사진을 살펴보면 안중근 의사는 넷째 손가락 마디를 자른 왼손이 보이는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사진 옆에는 '흉한(兇漢, 흉악한 한국인) 안중근'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아래엔 안중근 의사가 사용했던 권총 사진이 있다.
일제가 이러한 엽소를 발견한 까닭은 무엇일까. 이는 엽서에 사용된 사진이 안중근 의사의 '손'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것을 통해 유추해볼 수 있다.
일본에는 오래전부터 손가락을 자르는 문화가 존재했다. 야쿠자들의 '단지 문화'다. 일본 야쿠자들은 사죄를 할 때 손가락을 잘라 사죄의 뜻을 밝히곤 했고 이것이 널리 알려지며 일본인들은 손가락이 없는(잘린) 사람을 보면 '야쿠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일본인들의 문화에 비추어볼때 일본이 손가락이 잘린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엽서에 쓴 것은 안중근 의사를 '야쿠자'와 같은 폭력적인 불량배로 인식시키기 위함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은 안중근 엽서 제작의 의도는 '조선의 야만성과 폭력성, 범죄성을 알리는 것'이었다. 독립운동에 헌신을 다짐하는 의미로 이뤄진 안중근 의사의 '단지'가 야쿠자들과 같은 폭력배의 단지로 매도된 것.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일본의 뜻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일본의 제작 의도와는 달리 안중근 엽서는 조선인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있고 안중근 의사의 사상을 흠모하는 일본인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엽서가 유행하면서 일본인들은 안중근 의사에 대해 알기 시작했고 안중근 의사의 사상에 동조하는 이들도 늘어났다. 결국 일본은 '치안 방해'라는 이유로 안중근 사집엽서 발매를 금지하고 압수하게 되었다.
한편 안중근 엽서에 사용된 안중근 의사의 사진은 '일제의 모진 고문'후에 찍혀진 사진인 것으로 밝혀졌다. 일제는 안중근 의사를 초라하게 만들어 안중근 의사를 범죄자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해당 사진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