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시베리아 지역 이르쿠츠크에서 주민 20여명이 로션을 보드카 대신 마시고는 사망했다.
타스 통신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르쿠츠크 검찰은 19일 (현지 시간) "현재까지 로션으로 만든 가짜 술을 마시고 숨진 주민은 26명"이라며 "피해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피해자들의 유가족 중 한 사람은 "아버지가 밤에 물에 탄 로션을 술 대신 마시고 잠들더니 아침에 일어나선 상태가 안좋아보였다. 무슨일이냐고 물으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며 "외출했다 돌아와보니 아버지가 쓰러져있었다. 병원으로 옮겼지만 돌아가셨다"고 전했다.
현지 수사-보건 당국에 따르면 사망한 주민들은 피부 보습용으로 사용하는 로션 '보야리쉬닉(boyaryshnik)'을 마셨다고 한다. 이 제품에는 메탄올과 냉동 방지제 등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됐다.
메탄올은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치명적인 독성 물질로 알려져있다.
현지 주민들은 그동안 비싼 보드카 대신 저렴한 알코올 함유 화장품이나 향수 제품 등을 물에 타 보드카 대용으로 마셔왔다.
러시아에선 몸을 데우기 위해 보드카가 단순히 주류가 아닌 생필품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를 구입할 형편이 못 되는 가난한 주민들은 값싼 공업용 알코올이나 가짜 보드카 등을 마신다.
이에 종종 실명하거나 사망하는 등의 안타까운 사건이 해왔다. 하지만 이렇게 한 구역의 주민이 한꺼번에 사망한 사건은 처음이라 충격을 전하고 있다.
이에 누리꾼들은 "추운 나라에서 버티려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안타깝다"며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