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을 때 V자를 그리지 말아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지난 9일 일본 산케이 신문은 손으로 V를 그리고 찍은 사진 때문에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일본 국립 정보학 연구소의 연구를 소개했다.
일본 국립 정보학 연구소의 에치젠 이사오 교수에 따르면 최근 카메라의 발달로 인해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해커들이 HD렌즈를 통해 사진 속 인물의 지문을 확대하고 이를 복사하는 방식을 사용한다고 한다.
현재 사용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 장착된 카메라의 성능이 지문을 포착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고 이에 따라 해커들은 손쉽게 타인의 지문을 채집할 수 있게 되었다. 가장 좋은 카메라의 경우 3m가량 떨어진 거리에서 찍은 사진에서도 지문을 복사할 수 있다고 한다.
가장 위험한 것이 손으로 V자를 그리며 사진을 찍는 '셀피'이다. 가까운 거리에서 사진을 찍을 뿐만 아니라 손가락의 지문이 여실히 드러나기 때문. 산케이 신문은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들이 SNS에 올린 사진이 주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문이 유출되는 것은 비밀번호가 유출되는 것보다 위험하다. 이사오 교수는 "기존 방식의 비밀번호를 해킹 당했다면 바꿀 수 있었다. 하지만 지문은 이와 다르게 개개인이 고유하게 가지고 태어난 것으로 바꿀 수 없다"며 위험성을 강조했다.
한편 지난 2013년 우리나라에서는 한 남성이 값나가는 토지를 갖고 있는 토지주의 지문을 위조해 토지의 소유권을 자신 앞으로 이전하는 범죄가 발생한 바 있다. 이 남성은 얇은 실리콘에 토지주의 지문을 새기는 방식을 이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