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들도 관저 정치를 했다"고 주장하자 전직 청와대 경호원이 날카로운 반박에 나섰다.
지난 10일 청와대 경호부장 출신인 주영훈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대통령은 자신이 관저 '재택근무'를 주장하며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재택 정치를 했다고 주장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두 전직 대통령을 경호했던 사람으로서 진실을 호도하는 짓을 결코 묵과할 수 없다"고 적었다.
주씨가 이런 글을 쓰게 된 건 앞서 나온 박 대통령이 밝힌 세월호 당일 행적에 대한 주장 때문이었다.
같은 날 박 대통령 측은 헌법재판소에 세월호 당일 대통령의 행적을 적은 답변서를 제출했다.
이 답변서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노령과 질병으로 관저에서 집무할 때가 많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측근들과 맞담배를 피우며 관저에서 안방 정치를 했다"고 쓰여있었다. 증거로는 당시 나왔던 언론보도가 따라붙었다.
이에 대해 주씨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내가 근무했던 30년 동안 어느 국가원수보다 열심히 일했던 분들"이라며 "퇴청 후 심야에 전자 결제한 서류와 시간이 이를 증명한다"고 했다.
이어 "청와대는 아무리 궁해도 더이상 헛소리 하지 말라"며 "고인들을 욕되게 하는 짓이고 역사를 왜곡하는 짓"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끝으로 주씨는 "정말 나쁜 대통령이고 사악한 무리"라고 박 대통령과 측근들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해당 글은 12일 오후 5시 현재 '좋아요' 1800개와 공유 300회를 넘어서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누리꾼들은 100여개의 댓글 달며 "퇴청 후에도 집무를 본 대통령도 있는데 평일 집무시간에 재택 근무한 것이 자랑이냐"는 반응이다.
또 이 글을 본 권순욱 시사 평론가는 지난 11일 SBS 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에 출연해 주씨의 증언을 바탕로 박 대통령의 해명을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글을 쓴 주영훈 전 경호실장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봉하마을 사저 경호 총책임자인 경호부장 출신으로 가장 근접한 거리에서 노 전 대통령을 보필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