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의 등장인물 '너부리'는 미운 행동을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귀여운 캐릭터이다. 포로리와 보노보노를 때리거나 괴롭히며 거친 모습을 보이지만 속은 여리고 따뜻한 캐릭터로 보노보노가 구멍에 빠져 실종됐을 때 눈물을 흘리며 보노보노를 찾아다니기도 했다.
그런데 이 '너부리'가 이름과는 달리 '너구리'가 아니라고 한다. 너부리는 사실 너구리가 아닌 '라쿤'이었다.
너구리와 라쿤이 같은 종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너구리와 라쿤은 엄연히 다른 동물이다.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꼬리의 줄무늬로 너구리는 줄무늬가 없는 반면 라쿤은 꼬리에 줄무늬가 있다. 보노보노에 등장하는 너부리는 꼬리에 명확히 보이는 줄무늬가 있다. 또 너부리의 일본판 이름은 '아라이구마쿤'으로 번역하면 '래쿤 군'이 된다.
너부리가 너구리가 아닌 라쿤이라는 사실은 너부리가 보여준 행동에서도 드러난다. 작 중에는 너부리가 자신이 숨겨둔 빨간 열매를 강물에 씻어서 먹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는 라쿤이 보이는 습성이다. 라쿤은 물가에서 물고기를 잡던 본능이 있어 모든 음식을 물에 씻어서 먹는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노보노의 '너부리'를 너구리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이름 때문이다. 너부리라는 이름에서는 아무래도 너구리를 연상하기 쉽기 때문. 보노보노를 국내로 들여온 업체는 우리나라에서는 라쿤보다 너구리가 더 익숙하기 때문에 '너부리'란 이름을 지은 것으로 추측된다.
한편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농심의 라면 '너구리'의 대표 캐릭터 '너구리'도 꼬리의 줄무늬가 있다는 점이다. 농심 너구리의 캐릭터는 너구리가 아니라 '라쿤'이었던 것일까. 어쩌면 우리는 너구리 라면이 아닌 라쿤 라면을 먹고 있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