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팔려서 검사하겠습니까"라는 명대사로 관객들 머리에 선명히 남은 영화 '더 킹' 속 안희연 검사의 실제 모델인 검사가 영화를 보고 난 소감을 전했다.
지난달 23일 의정부 지검 임은정 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더킹'이 폭발적인 호응을 받으며 흥행하고 있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장문의 감상평을 남겼다.
그는 "세파에 찌들지 않은 여검사가 나오는데 말투도 좀 비슷해 제가 생각나더라며 꼭 보라는 지인들의 추천으로 봤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영화에서 언급되듯 대부분의 검사들은 기록 더미에 깔려 허덕이느라 정치를 할 짬과 생각, 기회도 없는 게 현실"이라며 "대개 영화에서 묘사되는 검찰은 무법천지의 조폭이라 억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패한 정치검사들의 (혹 있다면) 이너써클(핵심권력집단)에는 저 지경은 아닐텐데 하다가도 검찰 출신인 김기춘, 우병우 등을 떠올려보면 뭐라 할 말이 없어 관객들과 같이 웃으면서도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그 다음으로 임 검사는 아쉬운 마음을 접어넣고는 "안희연 검사가 최초의 여자 감찰 부장이 되었다는 멘트에 급 위로를 받았다"고 웃어보였다.
마지막으로 임 검사는 "영화 속 검찰이 그 후 자정 능력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는 희망적 미래를 슬쩍 봤다"며 "영화로나마 대리만족하여 흐뭇하다. 기쁘게 영화관을 나선다"고 감상평을 마쳤다.
임 검사는 2007년 3월 광주지검에 재직할 당시 일명 '도가니 사건'의 공판을 맡아 유명해졌다.
'더 킹'의 한재림 감독은 "임 검사에게서 영향을 받아 (극중) 안희연 검사를 만들어냈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게시물에 누리꾼들은 "어쩐지 걸크러쉬 제대로라고 느꼈는데 실제 인물을 참고한 캐릭터였구나", "현실 안희연인 임검사님 화이팅" 등 임 검사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댓글에 남겼다.
한편 '더 킹'은 6일 오전 10시 15분 기준 개봉 3주만에 누적관객 수 500만명을 기록해냈다. 주연인 조인성과 류준열은 SNS에 감사 인증샷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