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때 편의점 알바하다가
취객 아저씨 때문에 펑펑 운 후기>
스무살 때 타지로 대학을 온 A는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평일에 학교를 마치고
자정까지 7시간 동안 편의점 알바로 일했다
경제적 여유는 생겼지만
A는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것도,
진상 손님 대하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
같이 다니는 친구는 집이 좀 여유있는 편이라
안 그러려고 해도 자꾸 비교되고
자존감이 굉장히 떨어져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평소 몸이 약했던 A는
가끔 이유 모르게 아프곤 했는데
바로 그날 그렇게 아팠다
손님이 간혹 왔지만 그냥 계산하고 갈 뿐
아무도 A를 신경쓰지 않았다
밤 11시쯤 머리가 너무 아프고
토할 것만 같아서 거의 죽어가는 상태로
카운터에 머리를 박고 끙끙 앓고 있을 때
거하게 술에 취한 아저씨 손님이 왔다.
A는 밤늦게까지 일하면서 많은 진상 취객을
만나봤기에 'X됐다'라는 생각까지 했다
그런데 그 아저씨는 A한테 오더니
"학생 어디 아파?"
취해서 뭉개진 발음으로 물어봤다.
"머리가 너무 아프다"고 했더니
그냥 나가버리는 아저씨
'아프다니까 나를 배려해서 나간건가'
생각하면서 또 엎드려서 정신을 잃고 있었다
그런데 몇분 후 그 취한 아저씨가
뛰어왔는지 헉헉거리면서
갑자기 눈 앞에 뭔가 탁 놓았다
병에 들어있는 해열제였다.
보자마자 서러움과 감동에
눈물이 펑펑 터진 A에게
아저씨는 "빨리 먹어. 먹고 아프지 마"
라고 아빠처럼 달랬다
처음 보는 편의점 알바에게 사주기엔 비싼
아기 캐릭터가 그려진 유아용 해열제
너무 감동해 계속 울던 A는
사다주신 정성을 생각해서 해열제를 마셨다
그런 A에게 아저씨는
"여기 오는 손님들은 너를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안다
너는 누군가의 소중한 딸이야
남들 눈에 여기 있는 너는
그저 편의점 알바일 뿐이겠지만
아니다. 너는 너무 소중한 사람이야.
그러니까 울지말고 아프지말고
힘내라"
A는 지금도 그 순간을 떠올리면
가슴이 막 뛰면서 눈물이 난다
"나처럼 힘든 사람이 있으면
아저씨 말 새기고 힘냈으면 좋겠어"
(3월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더쿠'에 올라온 글을 재구성하였습니다.
원문 링크
http://theqoo.net/review/435278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