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 미영은 로펌 회사에 가서 자신의 퇴직 물품을 챙겼고, 더불어 건의 심부름으로 이혼서류까지 챙기게 된다. 물품을 정리하던 미영은 우연하게 건의 비밀 아지트에 들어서게 됐고, 세라(왕지원 분)와 건의 비밀 영상까지 엿보게 된다.
두 사람의 사랑이 묻어나는, 행복했던 모습이 담긴 영상에 미영은 당황하는 것도 잠시 두 사람을 향한 알 수 없는 감정과 씁쓸한 마음을 어찌할 수 없었다.
하지만 미영은 곧 건에게 들키고, 건은 미영을 향해 “왜 남의 방에 함부로 들어오냐”며 불같이 화를 내며 소리쳤다. 그는 미영에게 “이 결혼에는 세 가지 규칙이 있다”며 “첫째. 절대로 이 방에 들어와선 안 된다. 둘째. 우린 서류상 부부이기 때문에 상호간에 책임이나 의무감 없다. 셋째. 이거 읽어보고 사인해라”고 이야기하며 꺼낸 봉투 속에는 이혼합의서가 들어있었다. 건은 “아이가 나오면 이혼이 성사된다. 지금으로부터 넉넉잡아 10개월 후 위자료 주겠다”고 말했다.
건의 차가움에 가슴 한 자락이 저려오던 미영은 파르르 떨리는 입술로 “내가 결혼한 이유는 아기를 지키고 싶고 섬을 지키고 싶어서였다. 진심으로 따르고 싶었고 결혼했다”는 심경과 함께 건을 향한 마음을 고백했다.
이어, 미영은 “조건이 있다. 위자료는 받지 않을 거다. 대신 아이는 제가 낳아서 제가 기를 거다”라고 당당히 맞섰고, 뜻하지 않은 미영의 대답에 건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그런가 하면, 미영은 여울도에 있는 엄마(송옥숙 분)와의 통화에서도 자신과 뱃속 아기를 걱정하는 엄마의 진심 어린 따뜻한 말 한마디에 “건이씨가 잘해준다”며 애써 밝은 미소를 지으며 행복한 척, 밝은 척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 와중에 북받치는 마음과 흐르는 눈물을 어찌하지 못하는 모습은 애잔함까지 자아냈다.
한편, MBC 수목 미니시리즈 ‘운명처럼 널 사랑해’는 9대 독자 허세 재벌남 이건(장혁 분)과 소심 평범녀 김미영(장나라 분)이 뜻하지 않은 하룻밤으로 임신하면서 후 폭풍을 겪게 되는 기상천외한 초고속 로맨스. 17일 밤 10시 6회가 방송된다.
[사진 = 장나라 ⓒ 넘버쓰리픽쳐스, 페이지원필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