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뉴욕타임즈는 "유나이티드 에어라인(United Airlines)이 소녀들의 레깅스를 금지했다"며 해당 사건을 보도했다.
이날 오전 7시 55분경 미국 덴버국제공항 미니애폴리스로 향하는 탑승구에서는 10대 소녀 3명과 직원간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소녀들은 하체에 딱 달라붙는 쫄바지의 일종인 레깅스를 입고 있었고 직원들은 이 차림이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탑승을 거절했기 때문.
갑작스럽게 벌어진 난감한 상황에 소녀들의 어머니는 캐리어에서 드레스를 꺼내 가장 어린 막내에게 입혀 데려가고 좀 더 큰 두 딸을 두고 갈 수 밖에 없었다.
이 사건은 당시 상황을 목격한 섀넌 와츠(Shannon Watts, 미국 총기사고 예방운동가)가 트위터에 공유하면서 알려졌다.
1) A @united gate agent isn't letting girls in leggings get on flight from Denver to Minneapolis because spandex is not allowed?
— Shannon Watts (@shannonrwatts) 2017년 3월 26일
와츠는 "UA 직원이 레깅스를 입은 게 자사의 '정책 위반'이라며 소녀 3명의 탑승을 거부했다. 결국 1명은 옷을 갈아입었고, 2명은 탑승이 거절됐다"며 "반면 소녀들의 아버지는 짧은 반바지를 입었는데도 통과됐다. 이게 당신네들 정책이냐"고 비판했다.
해당 트윗은 '좋아요' 5천 6백여개, 공유 4600여회를 기록하면서 뜨거운 논란을 일으켰고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 등 유력 해외 매체도 이 사건을 다루기 시작했다.
누리꾼들은 "상대방의 외형을 가지고 불이익을 줬다", "항의하기 위해 레깅스를 입고 UA 여객기를 타겠다"고 분노를 표했다.
이에 유나이티드 에어라인 공식 트위터 측이 대응에 나섰다.
The passengers this morning were United pass riders who were not in compliance with our dress code policy for company benefit travel.
— United (@united) 2017년 3월 26일
To our customers…your leggings are welcome! Learn more about our company’s pass travel privilege: https://t.co/5e3euG1H9G.
— United (@united) 2017년 3월 27일
UA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해당 승객은 UA 직원용(직원이나 직원 가족이 사용할 수 있는) 탑승권을 사용했다. 직원용 탑승권을 사용할 경우 회사 내규를 지켜야한다"며 "일반 탑승객은 문제 없다. 레깅스를 환영한다"고 해명했다.
UA는 운송계약문에서 일반 승객이 맨발이나 부적절한 차림으로 탑승을 요구할 경우 탑승 거부를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차림이 부적절한지는 말하지 않아 이 역시 논란이 됐다.
@united @shannonrwatts Rule 21 implies removal of passenger once aboard carrier. Also, 'properly clothed' isn't defined. Leggings improper? pic.twitter.com/pgp4wLEOSA
— wyatt nerp (@reaganschmagan) 2017년 3월 26일
UA 대변인 조나단 게린(Jonathan Guerin)에 따르면 "직원용 탑승권으로 탑승하는 승객은 UA의 대표라고 간주된다"며 "이들은 레깅스, 찢어진 청바지, 헐렁한 셔츠를 입어선 안되고 플립플랍(쪼리)를 신거나 속옷이 보이는 시스루룩도 안 된다"고 전했다.
남겨진 두 소녀는 덴버에 머무르면서 차림새를 '시정'한 후 다음 비행기를 기다렸다고 한다. 이들이 실제로 비행기에 잘 탑승해 목적지에 도착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일반 승객은 레깅스를 입어도 탑승할 수 있다고 UA 측은 해명했지만 일반 승객에 대한 '부적절한 옷차림'에 대한 규정은 확실한 기준 없이 여전히 존재해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