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KBS 2TV '안녕하세요'에는 종일 휴대전화만 보는 남편이 고민인 사연 주인공이 출연했다.
남편은 "아내하고 대화하는 게 짜증이 났다. 막상 들어가서 얼굴 보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집안 이야기가 나오고, 그런 집안 이야기가 나오면 난 듣기가 싫은데..."라며 "제가 와이프 모르게 집안에 있는 빚을 가지고 있었다"고 자신의 행동을 해명했다.
아내는 "한 5년 동안 남편이 시댁 빚을 갚았다"며 "저는 친정에 자꾸 손을 벌리게 되고, 그게 스트레스 였다. 쓴물까지 다 나올 정도로 아무 것도 못 먹고 토하기만 했다"고 설명했다.
남편은 "어머니 아버지에 대한 욕을 한다던가 동생에 대한 욕을 하면 성질이 나죠. 그러다보면 말을 안 하게 되고"라고 덧붙였다.
시댁의 빚에 관계가 틀어진 부부의 이야기를 들은 MC 이영자는 해당 사연에 매우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영자는 "사실 난 남편과 같은 입장이다. 어머니, 아버지, 형제들 빚도 있고 여러가지가 있었다. 그 무게가 나한테 왔기 때문에 어느 부분 결혼을 포기했다. 사실은 그 짐을 누군가한테 같이 나누기가 너무 싫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어려서부터 가장의 역할을 수행해온 이영자는 집안을 책임져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에 결혼마저 포기하고 살아왔던 것.
이영자는 문제를 겪고 있는 부부에 대해 "남편의 죄는 그거다. 아내를 사랑한 것"이라며 "집안을 책임졌어야 하는데 사랑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영자는 "(부부의 모습이) 참 나를 보는 것 같다"며 "내가 결혼을 선택 안한 것이 잘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부부를 보면서"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으로 상황을 정리하려 했지만 시청자들은 가족 때문에 결혼하지 못한 이영자의 속내에 함께 가슴아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