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대학원생이 학교 연구실에서 감기약을 이용해 '필로폰'을 제조하다 적발됐다.
3일 세계일보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의 말을 인용해 대학원 연구원실에서 감기약으로 필로폰을 제조한 황모 씨(25)와 판매책 한모씨(22)가 마약류관리에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고 단독보도했다.
검찰에 따르면 황씨는 연세대 화학공학과 대학원의 한 연구실에서 근무하던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총 14차례에 걸쳐 약 4300만원에 달하는 필로폰 13g을 제조했다.
4일 한국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황씨는 채팅어플리케이션에 접속했다가 '화학전공생을 찾는다'는 제목의 글을 올린 한씨와 이야기를 나누며 마약사범으로 전락했다고 한다.
한씨는 "돈이 필요하지 않냐"며 "히로뽕을 만들어팔고 수익금을 나누자"고 꼬드겼다. 이 제안에 황씨는 감기약에서 교감신경흥분제 '슈도에페드린'을 추출해 마약을 만들었다.
이를 적발한 수사 당국은 지난달 화학공학과 연구실과 황 씨의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필로폰 제조 당시에 사용된 감기약 상자 등을 압수했다.
감기약으로 필로폰을 만드는 수법은 오래 전부터 성행하고 있지만 사전 차단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2일에는 또다른 황모씨(서울 소재 미대 졸업, 32)가 운영하던 가구 장사가 잘 되지 않자 해당 수법을 이용해 시가 16억원 상당의 필로폰 500g을 직접 제조-판매한 혐의로 적발됐다.
이처럼 2010년부터 7년간 적발된 해당 사례는 16건이나 된다. 감기약은 누구나 쉽게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인데다가 제조법도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검찰은 황씨 사건 수사과정에서 감기약 제조법이 게시된 사이트 18곳을 확인해 접속을 차단하기로 했다.
한편 검-경 마약수사 합동수사반은 지난달까지 중점 단속을 벌여 전년 대비 약 20% 증가한 마약류 사범 14,214명을 적발했다.
이들은 대체로 감기약으로 필로폰을 제조하거나 비트코인으로 대마나 코카인을 구입한 후 국제우편으로 반입하는 등의 수법을 사용했다.
뿌리뽑히지 않는 마약류 사범의 검은 뒷거래를 완전히 차단하기 위해서는 검찰과 경찰의 엄정하고 지속적인 수사가 시급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