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가 한창이던 지난 9일 밤 개표소에서 나온 후일담이 누리꾼들에게 뭉클함을 전하고 있다.
9일 밤 9시 27분경 전직 미디어오늘 기자이자 청와대 국내언론 행정관이었던 이호석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표소에 나가 있는 후배의 말을 공유했다.
이씨의 후배는 "홍준표나 안철수 표는 기표용지 선 밖으로 나간 것도 많고 애매한 표들이 있었는데"라며 입을 열었다.
이어 "문재인 표는 하나 같이 좁은 네모 칸 안에 얌전하게 찍혀져 있었다"고 전했다.
이 말에 이 씨는 "혹시나 무효표 될까봐 다들 얼마나 간절하고 조심스럽게 찍은 건지 정말 고맙고 눈물이 차올라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며 감격스러운 심정을 표현했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는 15명이나 되는 후보가 출마해 도장을 찍는 기표칸의 간격이 좁아졌다. 그만큼 기표에 실수도 많았고 기표하는 유권자들도 조마조마했다.
특히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 정권교체가 되길 바라는 유권자들은 기표 실수에 혹시나 무효표가 되지 않을까 더욱 긴장했다고 한다.
이씨의 글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져나가자 해당 게시물에는 폭풍 공감하는 댓글이 수백개씩 달렸다.
"나 역시 조심스럽게 찍어서 손으로 부채질하고 입으로 호호 불어 도장을 말리고 다 말랐나 손끝으로 확인해보고 조심스럽게 접어넣었다"
"내 인생 가장 신중한 시간이었다"
"수능 OMR카드 마킹보다 떨리더라"
"사람들 다 똑같았구나. 눈물 난다"
"내가 들어간 기표대에는 도장 자국 묻어난 휴지 조각이 있더라. 어떤 사람이 그걸로 도장 찍은 부분을 눌러보고 놓고 간 후로 다들 잉크 번지는지 눌러본 것 같았다"
다들 간절한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도장을 찍었고 그렇게 모인 1천 342만 3천 8백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로 향했다.
이 마음을 알았던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오후 출구조사 1위를 차지한 소감으로 "정권 교체를 염원했던 간절함의 승리"라는 말을 남겼다.
간절함으로 세워진 문재인 정부가 앞으로 어떤 나라를 만들어갈지 국민들의 기대가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