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 부족에서 행해진 식인 풍습 후 쉴새없이 웃다가 죽는 무서운 전염병이 돌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20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미러는 지난 1950년대 파푸아뉴기니에서 최대 3만 5천명의 사람을 죽인 전염병인 '쿠루병(Kuru)'에 대해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파푸아뉴기니에 거주하는 소수 부족인 포어족(Fore tribe)은 잔인한 장례 풍습이 있었다.
바로 죽은 사람의 시신을 모조리 먹어치우는 것이다.
죽은 사람을 먹으면 그 영혼을 오랫동안 곁에 둘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뇌부터 장기까지 요리해 나눠먹었다고 한다.
이렇게 식인 풍습을 행하던 포어족에게 어느 날 치명적인 질병이 번져갔다.
사람들은 갑자기 두통을 호소하다가 관절과 근육에 통증을 느꼈고 점차 안면근육이 마비되면서 안구 운동 장애, 전신 마비 등으로 고생하다가 1년 이내에 사망했다.
포어족 사람들은 이 병이 너무나 무서워 '공포에 떨다'라는 의미가 담긴 단어인 쿠루(Kuru)라고 불렀다.
특히 온몸이 부르르 떨리며 안면근육이 일그러지는 모습은 꼭 웃음을 짓는 듯한 얼굴로 보여 이 전염병은 '웃음병(Laughing disease)'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에 미국 의학연구자 대니얼 칼턴 가이두섹 (Daniel Carleton Gajdusek, 1923~2008) 박사는 쿠루병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연구에 들어갔다.
연구 결과 인육에 들어있는 단백질 유전자의 일종인 '프리온(Prion)'이 병의 원인으로 밝혀졌다.
프리온이 인체에 흡수되는 과정에서 변형되면서 발병하는데 이 병은 소의 광우병과 유사한 희귀 난치질병이었다.
쿠루병의 잠복기는 짧게는 6개월, 길게는 8년까지 천차마별이었다. 이후 증상이 나타나면 온몸이 떨리고 마비되며 뇌에 스펀지처럼 구멍이 뚫리면서 광범위하게 파괴된다.
대니얼 박사는 "쿠루병은 식인 풍습이 직접적인 요인이며 특히나 인간의 뇌를 먹을 경우 발병 가능성이 높다. 전염성 또한 높아 상당히 치명적인 질병"이라고 설명헀다.
이후 포어족은 1960년대 들어서 식인 풍습을 중단해 쿠루병 역시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됐으며 대니얼 박사는 쿠루병에 관한 연구를 공로로 인정받아 지난 197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