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종류를 색깔로 분류하면 흰색과 갈색, 두가지가 있다.
하지만 마트에 가보면 거의 모든 달걀이 '갈색 달걀'인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시중에 유통되는 달걀의 99%가 갈색이다.
반면 미국, 유럽, 일본 등 외국에서는 5:5 비율로 거의 비슷하게 유통되고 있다.
이런 차이가 생긴 데에는 충격적인 이유가 숨겨져 있었다.
1. 관리의 어려움
갈색 달걀에 비해 흰색 달걀은 조금만 이물질이 묻어도 바로 티가 난다.
과거 80년대 말 세척 시설이 열악했던 시절에는 흰색 달걀의 이물질을 닦아내고 관리하느라 노동과 비용이 많이 들어갔다.
또 갈색 달걀의 껍데기 두께 0.6mm인 것에 비해 흰색 달걀은 0.4mm로 살짝 더 얇아 흰색 달걀이 상대적으로 유통 중이 더 잘 깨지게 되고 관리하기가 불편하다.
이에 농가에서는 점차 흰색 달걀을 외면하게 된 것이다.
2. 흰색 계란을 낳는 흰색 닭이 알을 더 적게 낳는다.
흰색 달걀을 낳는 닭은 '백색 레그혼'이라는 품종의 흰색 닭이다.
갈색 달걀을 낳는 닭은 '로드아일랜드 레드'라는 품종으로 역시 갈색빛 깃털을 띄고 있다.
양계사업자 입장에서는 같은 기간에 더 많은 달걀을 낳는 것이 유리한데 로드아일랜드 레드 품종이 백색 레그혼보다 달걀을 더 많이 낳는다.
이에 더 많은 달걀을 생산하려는 양계장 업주들이 로드아일랜드 레드 품종을 선택하면서 갈색 달걀이 한국을 점령하게 됐다.
3. "갈색 달걀이 '토종'입니다"
앞서 말한 이유로 생산자 입장에서는 갈색 달걀이 생산과 유통, 이익을 창출하는 데에 유리했다.
이에 양계산업계는 갈색 달걀이 더 좋다는 이미지를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30일에 방송된 수요미식회에 출연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의 말에 따르면 양계산업계가 갈색 달걀이 토종이라는 이미지를 심는 마케팅을 이어왔다고 한다.
갈색 달걀이 토종이기 때문에 맛과 신선도, 영양이 더 좋다는 마케팅이었다.
황교익은 "흰색 달걀은 비린내를 내는 '유황' 성분이 적기 때문에 맛도 깔끔하다"며 "또한 영양과 위생면에서도 갈색 달걀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흰색과 갈색 달걀의 양을 동일하게 시장에 제공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중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