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지는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가 야생방사를 위해 고향인 제주 바다로 떠나면서, 지난 5월부터 서울대공원에 혼자 남게 되었다. 서식지가 ‘돌고래 학살지’로 악명 높은 일본 다이지여서, 고향에 돌아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혼자 남은 태지는 시멘트 바닥 위로 오르고 고개를 반복적으로 흔드는 등 스트레스를 받을 때 반복적인 동작을 하는 정형행동이 심해졌다.
큰돌고래는 무리를 이뤄 사냥, 짝짓기, 양육 등 고도의 사회생활을 한다. 보통 2~15마리가 무리로 함께 다니며 많게는 1000마리 이상이 한꺼번에 관찰된 적이 보고됐다. 무리의 구성도 굉장히 역동적이어서, 성과 나이, 사회적 연대 등에 따라 무리를 짓는다. 인간이나 영장류처럼 고도의 사회생활을 향유하기 때문에 혼자 다니는 개체는 스트레스가 심할 수 밖에 없다.
퍼시픽랜드는 수조 깊이가 4m 이상이 되는 등 울산 등 다른 수족관에 비해 넓은 편이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제주 남방큰돌고래를 불법포획해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으며, 과거 제주 앞바다에서 불법 포획된 돌고래 11마리를 이용해 공연을 하다가 몰수 처분을 받았던 곳이다.이렇게 불법포획된 제돌, 태산, 복순, 춘삼, 삼팔은 야생방사 되어 제주 바다에 살고 있고, 금등이와 대포는 제주 함덕 정주항에서 야생적응 훈련 중이다.
핫핑크돌핀스, 동물자유연대 등은 태지를 비롯한 원서식처 방류가 어려운 수족관 돌고래들과 구조/치료가 필요한 해양동물들을 위해 정부가 앞장서서 '돌고래 바다쉼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1일 핑크돌핀스에 따르면 퍼시픽랜드 수조로 옮겨진 태지는 1kg정도 먹이를 섭취하고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