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목소리가 내는 중학생 소년의 안타까운 사연이 시청자들을 눈물짓게 만들었다.
지난 17일 방송된 KBS2 '안녕하세요'에는 목소리가 이상해서 고민이라는 15살 남학생이 등장했다.
소년은 "어릴 때부터 쭉 목소리가 쉰 목소리에 쇳소리가 났다"며 "심지어 제가 말만 하면 '조용히 해! 너 목소리 듣기 싫어'라면서 친구들한테 무시까지 당했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이어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먼저 말하는 게 어렵다"며 "병원에서는 성대수술이 위험하기도 하고 효과도 없을 것 같다는 소견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소년은 공공장소에서 놀림을 받기도 하고 '중학생의 소리가 아니다' 등 주변 사람들이 무심코 던지는 말에 큰 상처를 받았다고 했다.
친했던 친구마저 '목'이라고 부르며 놀렸던 날에는 크게 싸워 친구를 잃기도 했다.
또 중학생이 돼 가창시험을 치루는 것도 큰 스트레스였다.
그동안 고민이 많았을 거라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심각한 아픔에 그의 부모님은 깜짝 놀란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어릴 때 다쳐서 그렇다"고 이유를 둘러댔었던 부모님은 어렵사리 아들의 목소리가 심하게 변한 이유를 털어놓았다.
소년의 어머니는 "(아들이) 1살 때 혈액암 진단을 받았었다"며 "폐까지 기도 삽관을 한 뒤 목소리가 안나오더라. 애기가 우는데 소리가 안났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때는 목숨을 구하는 게 먼저였기 떄문에 (수술에 대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 후유증으로 목소리를 잃은 것"이라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소년의 형은 "평생 들어왔던 목소리라 전 아무렇지도 않은데 친구들이 '동생 목소리에 장애 있냐'고 해서 많이 때리기도 했다"며 "동생을 위해 뭐든지 하겠다"고 듬직한 모습을 보였다.
방청석에 있던 친구들도 응원의 목소리를 냈다. 친구들은 "(소년이) 키크고 잘생겨서 학교에서 가장 예쁜 여자아이와 사귀었다"며 "목소리는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