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물병으로도 사용 가능한 '물병 몰카'가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판매자는 몰카로 직접 찍은 영상까지 공개하며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지난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몰카'라며 물병 몰카 소개글이 올라왔다.
게시글 속 사진에는 누가 봐도 평범한 물병이라고 여길만한 물병 모양 몰카의 모습이 담겨있다.
판매자가 사진 속에 덧붙인 설명에 따르면 이 몰병 몰카는 고스펙 사양이다. 1920X1080 풀HD 초고화질에 64GB 용량까지 촬영할 수 있다. 초고속 영상 전송이라는 설명도 덧붙여졌다.
또 몰카답게 위장 기능이 남다르다. 외관부터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병과 비슷한 것은 물론 물병 겉면에 몰카 모양대로 홈이 파여 있어서 여기에 초소형 몰카를 장착하면 된다.
이런 구조 때문에 실제로 병에 물을 담아서 사용할 수도 있다. 의심을 받는다 싶으면 자연스럽게 물을 마시는 척을 할 수 있도록.
완벽한 위장을 위해 미개봉 뚜껑과 카메라를 가릴 수 있는 라벨 스티커까지 구성품으로 제공된다.
판매자는 제품 설명에 "아무도 의심하지 못하게 하며 안전하게 촬영 가능하다"는 문구를 내세웠다.
그러면서 물병 몰카로 찍은 실제 영상까지 공개했다.
지난 6월 19일 오후 4시 47분경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2분 12초짜리 영상에는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지하철 갈산역 사거리를 오가는 차들과 인근 풍경이 고화질로 고스란히 담겨있다. 주변을 지나는 사람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뿐만 아니라 차들이 오가는 소음이 그대로 녹음됐다.
이 제품은 정부에서 운영되는 정부기관의 첩보 활동을 위해 제작되고 납품되는 이른바 '스파이캠'이다.
문제는 이런 고사양 스파이용 제품이 누구나 구매가 가능해 몰카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를 본 누리꾼들은 "날로 몰카 범죄 클라스가 높아져간다", "물병 모양 꼭 기억했다가 길에서 보면 바로 신고해야겠다", "몰카범죄자들 엄중히 처벌해야한다" 등 우려와 분노를 표하고 있다.
한편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몰래카메라 범죄는 전체 성폭력 범죄 중 4분의 1에 가까운 24.9%를 차지했으며 지난 2006년 517건에서 2016년 5185건으로 10년 동안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지난 18일 정부는 몰래카메라 범죄자도 성충동 약물치료인 '화학적 거세' 대상에 포함시키는 법안을 심의·의결하며 몰카와의 전쟁을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