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민일보는 경찰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청와대 민정수석실 요청에 따라 경찰이 불법판매 의혹에 대한 법리 검토 중"이라고 단독보도했다.
경찰은 진품을 직접 받은 사람이 중고거래 등으로 판매하는 경우, 시계를 위조해 판매하는 경우, 제조업체가 청와대를 통하지 않고 우회판매하는 경우 등 불법판매 사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4일 저녁 중고거래 커뮤니티로 유명한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에 '문재인 시계를 77만원에 팔겠다'는 게시물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일부 누리꾼들의 주장에 따르면 시계 판매자는 청와대 출입기자로 추정돼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판매자로 지목된 모 매체 기자는 청와대 출입기자 단체카톡방에 직접 시계를 착용한 사진까지 공개하며 해명했다고 한다. 다만 증거사진은 외부로 공개되지 않았다.
해당 시계는 시중에 판매되지 않고 청와대 행사에 초청된 손님과 청와대 출입 기자들에게만 선물로 증정됐다. 즉 비매품이라 볼 수 있다.
우선 대통령 시계 제조는 불법이다. 공기호·공서명 위조, 위조공기호·공서명 행사, 특허권 및 상표권 침해 등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비매품을 '판매'하는 것은 과연 불법일까. 아직까지 모든 비매품 판매 사례를 불법 행위로 규정하는 법안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일부 특정 비매품의 거래는 불법으로 지정돼있다.
시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매품으로는 화장품 샘플이 있는데 이를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다. 법무법인 혜안은 블로그를 통해 "화장품법에 의해 화장품 샘플 판매는 불법이다. 샘플 제품에는 유통기한이나 성분 표시가 되어있지 않아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서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실제로 옥션 등 오픈마켓에서는 비매품을 거래금지물품으로 지정하고 거래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또 지난 2005년 한 영화 잡지사에서 독자들에게 비매품으로 제공했던 배우 원빈 카탈로그 수첩이 한류 관련 상품 사이트에서 3만엔(당시 한화 약 28만원)에 판매되고 있어 원빈 소속사측이 강력히 대응했던 사례도 있다.
원빈 측은 "배우 개인 이미지 손실 뿐만 아니라 국가 이미지에도 상당히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므로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 사례를 참고한다면 문재인 시계 역시 과도한 가격으로 판매됐다는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 및 정부 이미지 손실을 이유로 불법행위임을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 외에도 비매품을 제조한 제조사에서 "판매할 수 없다"고 제품에 명시해놓는다면 판매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편 청와대 측은 문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행사 등 청와대 공식 행사 참석자와 해외 동포 간담회 참석자에게만 시계를 증정했다. 시계에 본인 이름을 붙인 문 대통령조차도 시계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