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칼럼니스트 항교익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몰랐던 밥그릇의 비밀을 공개했다. 밥그릇의 크기를 나라에서 정했다는 사실이다.
지난 10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에서는 출연자들의 목포 여행기와 근현대사 이야기를 담았다.
이날 황교익은 식사 자리에서 밥그릇을 보며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밥그릇이 국가권력이 밥그릇을 통제하는것의 상징이다"며 입을 열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박정희 정부 시절 규격화된 밥그릇이다. 박정희 정부 시절 맛은 떨어져도 대량생산을 할 수 있는 통일벼를 도입하는 등 '쌀 생산 정책'을 펼쳤다.'라고 했다.
그는 "하지만 밥을 너무 많이 먹으면 쌀이 모자라니까 밥그릇을 작게 해서 끼니마다 많은 사람들이 먹게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밥그릇을 규격화하는 정책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황교익에 따르면 당시 식당에서 사용하는 밥그릇의 크기는 지름 10.5cm, 높이 6cm로 규격에 맞지 않은 밥그릇을 사용하면 식당이 영업정지를 당했다고 한다.
실제로 조선시대 사람들은 기이할정도로 많이 먹었다고 전해진다. 교과서에 올라온 '구한말 식사하는 남자 사진'의 밥그릇은 상상을 초월할 크기를 자랑하며, 조선시대 말 한국에 머물렀던 프랑스 선교사 다블뤼 주교는 '60세 중반의 노인은 식욕이 없다 하면서도 5공기를 먹었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황교익의 이야기를 들은 유시민은 "친절하다. 밥그릇 사이즈까지 대통령이 정해준다"라고 농담을 던져 쓴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황교익은 "밥그릇 규격화로 밥그릇의 아름다움을 잃어버렸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규격화된 스테인레스 재질의 밥그릇이 관광상품으로 팔린다"고 말하며, "밥을 주식으로 하는 일본, 베트남, 중국 등을 가보면 고유한 특색이 있는 밥그릇이 있다. 밥그릇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들 필요가 있다. 그래야 음식 맛을 돋운다' 라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