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의 반대 속에 '박정희 역사관' 건립에 200억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구미시가 정작 교육복지의 상징인 초등학교 무상급식 예산에는 49억 만을 반영해 논란이 예상된다.
27일, 경북도와 구미참여연대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초등학생 전면 무상급식이 실시되지 않은 시 지역 기초단체 8곳 중 포항, 안동, 경산, 영천시는 내년부터 전면 무상급식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구미, 상주, 문경, 영주시는 내년에도 일부 초등학생에게만 무상급식을 하는 것으로 예산을 편성했다.
구미시는 초등학생 1~3학년생(49억원), 상주시는 저소득 우선 지원(5억 700만원), 문경시는 저소득 우선 지원(2억1천만원), 영주시는 초등학생 1~2학년생(7억원) 무상급식을 예산에 반영했다.
가장 논란이 되는 곳은 구미시다. 구미시가 1~3학년생에게만 무상급식을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구미 초등생 2만 6천 300여명은 급식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구미참여연대는 "예산 200억원을 들여 박정희 유물전시관 공사를 강행하면서도 초등학생 무상급식은 지원하지 않는다"며, "지난 몇 년 동안 시민들의 줄기찬 반대에도 불구하고 박정희 제사상을 차리기 위해 1천 억이 넘는 예산을 낭비했다. 박정희 제사상을 차리기 위해 초등학생들의 밥상을 걷어찬 꼴"이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약 80억~90억 원 정도의 예산만 추가로 확보하면 가능한 초등학교 무상급식은 내팽개진 채 1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박정희 우상화에만 골몰해 온 구미시의 몰상식이 이제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피해로 돌아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참여연대는 "경북 기초단체 중 재정자립도가 가장 높은 구미시는 아이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복지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구미 지역 초등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미시는 "내년 당초 예산에 1~3학년생 1학기분 학교 급식 예산을 반영하고 추경예산을 편성해 2학기분 학교 급식도 지원할 것"이라 밝혔다.
한편 구미시는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에 맞춰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09년 9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건의하면서 시작된 870억원 규모의 새마을운동테마공원 조성의 경우 국비 293억원, 경북도비 151억원, 구미시비 426억원이 들어갔으며, 1년 유지비만 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억원이 투입된 박정희 유물전시관은 지난 14일, 반대 여론 속에서도 역사관 기공식을 진행하는 등 2018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