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망친 뒤 부모님께 상처되는 말을 듣고 울었던 동생에게 누나가 따뜻한 편지글을 남겨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28일,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 숲'에는 최근 수능을 마친 남동생을 둔 누나의 편지글이 게시됐다.
'사랑하는 내 동생아, 누난 어제 정말 놀랐다?'로 시작된 글은 수능을 보고 집에 돌아와 혼자 채점을 했던 동생이 누나에게 '망했다'고 전했다.
글쓴이는 동생이 워낙 밝은 애라 그런지 슬퍼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웃으며 "아 1년 더하지 뭐~"라며 너스레를 떨었다고 밝혔다.
얼마 뒤 어머니가 집에 오자 동생은 엄마에게 "엄만 왜 수고했단 말 한마디도 안 해줘?"라 물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니가 수고하긴 뭘 해, 시험을 그렇게 봐 놓고"라며 다소 냉혹한 말을 했다.
그 말을 들은 동생은 한숨을 크게 쉬고는 방으로 들어갔다고 전해졌다.
그는 평소처럼 동생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동생의 방으로 향했다.
누나는 '수능도 끝났는데 치킨이나 먹으면서 같이 얘기하면 네 기분이 풀릴 줄 알았거든. 서로 엄마랑 싸우고 나면 같이 얘기하면서 기분 풀고'라고 말했다.
하지만 누나는 동생 방 문을 열자마자 '자신의 생각이 짧았다'며 착각했음을 깨달았다.
누나는 "문을 살짝 열었는데 그냥 우는 것도 아니고 어깨까지 들썩이면서 흐느끼고 있더라. 키도 멀대같이 크고 덩치도 큰 너가'라며 '어릴 때 이후로 우는걸 처음보잖아. 나도 슬퍼서 그냥 내 방 와서 조용히 울었어'라 고백했다.
누나는 상심이 큰 동생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는 "일단 동생아 수고했어. 너가 초등학교 때 부터 그 오랜 시간을 열심히 준비해 온 시험이란 걸 다 알아. 너 공부 잘하는 아이인 거 다 알잖아. 그런데 왜 엄마는 모를까 하고 속상했지."라 위로했다.
누나는 재수를 결심한 동생을 응원했다.
그는 "재수도 안 해본 내가 어떻게 너의 마음을 이해하겠냐만은, 조금은 우울한 기분 털어내고 원래의 너로 돌아왔으면 해. 이왕 재수하기로 마음 먹은 거 신나게 놀다가 멋지게 일 년 보냈으면 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글쓴이는 "사랑하는 내 동생아 정말 수고했어! 진짜로!! 이번 수능을 치루신 다른 모든 수험생 분들도 정말 정말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며 글을 마쳤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멋진 누나네요', '저도 동생에게 그런 누나가 되어야겠어요',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못들어서 서러운거 공감된다'등의 반응을 보이며 누나의 위로에 잔잔한 감동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