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진단으로 13년간 누워있던 여성이 약을 바꾸고 이틀 만에 걷게 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5일, SBS 8뉴스 보도에 따르면 A씨(20·여성) 는 세 살이었던 지난 2001년 대구의 한 대학병원 재활의학과에서 뇌성마비 판정을 받았다.
수차례에 걸친 입원치료에도 불구하고 A씨는 걸음을 뗄수조차 없었고, 결국 뇌병변 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점점 상태가 악화되어 목조차 가눌 수 없는 지경이 된 A씨를 데리고 가족들은 국내외 병원을 전전하며 치료를 받았다.
그렇게 13년을 누워보내던 중 A씨는 서울의 한 대학병원 물리치료실에서 충격적인 얘기를 전해들었다.
A씨가 찾은 병원에서는 "뇌병변이 아닌 것 같다"며 "뇌성마비가 아닌 도파반응성 근육긴장"이라고 진단 내렸다.
알고보니 A씨는 '세가와병'을 앓고 있었던 것이다.
'세가와병'은 신경전달물질의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 이상으로 도파민 생성이 감소해 발생한다.
소량의 도파민 약물을 투약하면 특별한 합병증 없이 치료할 수 있는 뇌성마비에 비해 치료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다.
병원에서 이틀간 도파민을 투여한 결과 A씨는 스스로 걸을 수 있게 됐다.
A씨의 아버지는 인터뷰에서 "약을 이틀 먹더니 걷지도 못하던 애가 방에서 걸어 나오는 거예요. '아빠 나 걷는다'라고 말하면서"라 말했다.
A씨는 "그런 고생을 안 했으면 지금 삶의 감사함을 못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힘든 것들이 있었으니까 지금 감사하면서 사는 것"이라 밝혔다.
한편 A씨의 아버지는 2015년 해당 대학병원 학교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2년의 다툼 끝에 대구지법이 1억 원을 배상하라는 조정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