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을 보이콧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 안현수(빅토르 안·32)를 평창에서 볼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푸틴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간)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약 400km 떨어진 중부 도시 니즈니노브고로드의 GAZ 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보이콧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의심의 여지 없이 어떤 봉쇄도 선언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 선수들이 원할 경우 '개인 자격'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을 막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 올림픽 위원회 (IOC)의 결정에는 "이 모든 것은 전적으로 조작되고 정치적 동기에서 내려진 결정으로 보인다"며 "다시 한 번 말하건데 러시아는 개인 자격으로 참가하려는 선수들을 막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앞서 전날(5일) IOC는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 위원회를 열고 "IOC는 러시아 국가 올림픽 위원회(NOC)의 자격을 정지시킨다"며 "도핑 문제가 없는 결백한 러시아 선수들은 평창 동계 올림픽에 '러시아 출신의 선수'로서 올림픽기를 달고 출전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와 같은 IOC의 발표에 다수의 러시아 체육계 인사와 정치인들은 "러시아를 모욕하는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올림픽 출전 자체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런 상황에서 러시아의 '절대 권력'인 푸틴 대통령이 보이콧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 덕분에 개인 자격 출전을 원하는 러시아 선수들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러시아 올림픽 위원회(ROC)가 오는 12일 올림픽 올림픽 출전 후보 선수들과 코치, 개별 종목 협회 대표 등이 참석하는 '올림픽 회의'를 열고 올림픽 참가 보이콧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지만 푸틴 대통령이 "보이콧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만큼 회의는 형식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러시아 선수들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되면서 2011년 러시아로 귀화안 안현수도 올림픽 출전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현재 모교인 한국체육대학교 빙상장에서 훈련중인 안현수는 푸틴의 발언에 앞서 6일 IOC의 결정에 대해 "러시아 당국이 평창올림픽 보이콧 선언을 하지 않는다면 개인 자격으로 평창 올림픽에 나설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안현수는 이어 "평창올림픽을 위해 4년을 준비했다. 포기할 수 없는 무대"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공식 선언'에 안현수는 옛 조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문제없이 출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옛 조국에서 메달을 딴 후 은퇴하겠다'는 그의 꿈도 실현 가능성이 놆아졌다.
지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이 끝난 후 은퇴를 결심했던 안현수는 "내가 태어난 나라에서 딸이 보는 앞에서 올림픽을 치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다.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며 은퇴를 미룬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