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섭섭하네요"
故 이한열 열사(1966~1987)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영화 '1987' 포스터를 보고 한 말이다.
지난 7일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 용산 CGV에서 영화 '1987'을 관람하기 전 고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여사, 영화 '1987' 감독 장준환 등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화 도중 배 여사는 "저는 요즘 섭섭했습니다"라며 "우리 강(동원) 배우가 이한열 역할을 하는데 홍보 포스터에 통 안 나와요. 홍보가 안돼요"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한 참석자는 "그것도 마케팅의 일환인데요"라고 답했다.
강동원은 영화 '1987'의 스포일러 배우다. 영화 제작발표회, 기자간담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한열 역할을 맡았지만 극중 실제 배역 이름은 '잘생긴 남학생'으로 돼있을 정도다.
극중에서는 비중이 꽤 높은 편이지만 스포일러 배우이기에 포스터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이에 배 여사는 "그래서 제가 작가한테 물었어요. '우리 강 배우 홍보가 안 되냐' 그랬더니만, 깜짝 놀라게 감춰놨대요. 아따 변명이 참말로 일색이야"라고 했다.
또 "이면에 그런 게(마케팅) 있는지 모르고 처음에 이야기했을 때 문제가 있나 생각했죠"라고 덧붙였다.
이를 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 어머님이 (강동원 씨) 손 꼭 붙잡고 영화 보시면 단번에 홍보가 될 겁니다"라고 달랬다.
하지만 배은심 여사는 "지금 많이 잡아버렸습니다"라며 영화 관람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배 여사는 문 대통령 초청에도 끝내 영화를 보지 못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과 제작진, 배우들이 오신다고 해서 감사 인사를 전할 겸 영화관에 갔지만 차마 영화는 못 보겠더라"며 "험악하게 당한 아들의 모습을 볼 수 없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한편 이날 영화를 관람한 문 대통령은 "내내 울면서 뭉클한 마음으로 영화를 봤다"며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라는 대사가 마음에 큰 울림을 줬다. 오늘 이 영화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고 이한열 열사를 연기한 강동원도 관람 후 무대에서 소감을 이야기하다 눈물을 보이며 뒤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