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오노는 그에게 질타를 쏟아냈던 한국에서 제 2의 인생을 펼쳐가고 있었다.
지난 13일 오전 파이낸셜뉴스는 미국 쇼트트랙 선수였던 안톤 오노(Apolo Anton Ohno, 35)가 한국 가상화폐 거래소 임원으로 재직 중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금융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오노는 현재 '포스링크'라는 코스닥 상장사에서 비상근 등기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그가 하는 업무는 신규사업 기획과 자금조달이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본사를 둔 포스링크는 통신 및 네트워크 솔루션 시스템 용역, 부동산, 유연탄 자원 사업 등을 자체 사업으로 두고 있다.
또 블록체인 솔루션 기업인 써트온의 지분 100%를 보유한 모기업이다.
써트온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링크를 운영 중이다. 현재 코인링크에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윌튼, H캐쉬, 카르마 등 5종의 가상화폐가 거래되고 있다.
안톤 오노는 지난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 올림픽 쇼트트랙 1500m 결선에서 앞서가는 김동성(37) 선수 뒤에서 파울을 당한 척 '할리우드 액션'을 취했다.
이후 김동성 선수는 실격처리됐고 금메달을 오노에게 빼앗겼다.
김동성 선수는 2015년 세바시 강연에서 "저는 오노를 보면서 '저 녀석은 사이코패스'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른 후 오노의 심리를 분석하며 배운 점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절친이 됐다"며 과거 갈등을 풀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오노는 한국을 어떻게 생각할까.
지난해 8월 미국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노는 "난 한국에서 비호감 인물 2위였다"며 "1위는 오사마 빈 라덴이었다. 그건 장난이 아니었다"고 미움받았던 시절을 떠올렸다.
2002~2003년 당시 한국에서는 오노를 미워하는 여론이 들끓었고 오노를 비난하는 노래가 나오기도 했다.
오노의 얼굴 사진이 화장지에 찍혀서 나오거나 오노의 머리를 맞추는 비디오 게임이 나올 정도였다.
"한국을 오가다가 위협을 받은 적은 없냐"는 질문에 오노는 "실제 위협을 받은 적은 없지만 그 사건에 대해 다가와 말하고 싶어하는 한국인들은 종종 있다"고 답했다.
오노는 비트코인 사업에 몸을 담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쇼트트랙과 올림픽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SNS에는 "평창 올림픽이 다가오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소식에 누리꾼들은 "정말 의외다", "쇼트트랙 선수 다음으로 비트코인이라니"라며 놀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