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김보름·박지우가 같이 뛰어야하는 노선영을 따돌린 채 결승선을 통과해 스포츠정신을 저버렸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지난 19일 우리 대표팀은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팀 추월 준준결승 경기서 탈락했다.
한국 대표팀은 3분3초76을 기록하며 7위에 그쳤다. 함께 뛴 네덜란드가 2분55초61을 기록한 것보다 무려 8초 이상 뒤처진 것이다.
하지만 탈락이 문제가 아니었다. 국민들을 분노케 한 것은 이날 대표팀 선수단의 무너진 팀 워크였다.
우리나라는 대표팀의 맏이 노선영이 선두에서 동생들을 이끌었다. 선두에서 달리면 바람 저항을 그대로 견뎌내야 해 체력 소모가 크다.
그런데 마지막 두 바퀴를 남기고 노선영이 자리를 비켜주자 이례적인 상황이 펼쳐졌다. (다음 영상 2분 33초부터)
그러나 김보름과 박지우는 노선영이 선두를 내주자마자 그를 뒤에 두고 속도를 내 결승선을 통과해 버렸다.
선두에서 달리느라 체력이 바닥난 노선영은 두 선수를 쫓아가지 못하고 50m 이상 처질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이런 플레이가 나올 수 있는지 의문스러운 상황.
팀 추월은 3명으로 구성된 두 팀이 6바퀴를 돌아 가장 마지막으로 들어온 주자의 기록을 비교하는 경기다. 가장 빨리 들어온 선수의 기록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또 선수들 간 접촉이 허용되기 때문에 처지는 선수가 생기면 동료가 뒤에서 밀어주는 등 팀플레이를 펼친다.
그러나 김보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히려 노선영의 체력저하를 아쉬워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지우와 내가 들어왔을 때가 (2분)59초 였다"면서 "우리는 생각보다 기록이 잘 나왔는데 팀 추월은 마지막 선수 기록이 찍히는 부분이 아쉽다"고 전했다.
이어 "뒤에 저희랑 조금 격차가 벌어지면서 기록이 아쉽게 나온 것 같다"며 "골인은 16초대로 했지만 선두와 중간은 계속 14초대였다"고 덧붙였다.
김보름의 인터뷰가 전해지자 국민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팀 경기에서 팀원을 두고 들어와 놓고도 할 말이 있느냐는 것이다.
3명이 함께 뛰었지만 외로운 레이스를 펼친 노선영은 인터뷰에 응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이고 울먹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