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랙팬서' 등장인물들이 서로 주고 받는 부산 사투리는 한국인들이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발음이었다.
부산 자갈치 아지매로 분한 배우마저 외모만 한국인인 외국 배우였기 때문이다.
극중에서 나키아(루피타 뇽)는 비브라늄을 거래하는 현장을 잡기 위해 와칸다 국왕 티찰라와 함께 부산에 있는 한 수산시장을 찾는다. (다음 영상 2분 55초부터)
수산시장을 찾은 나키아는 부산 자갈치 아지매와 한국말로 짧은 대화를 주고 받는다. 나키아는 "소피아 아줌마, 얼굴 보기 좋네요"라고 인사를 건넨다.
'소피아'라고 불리는 부산 자갈치 아지매는 "이 두 명은 누구야?"라고 물었고 나키아는 "나이로비에서 온 친구들이 보자고 해요"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 장면을 보고 있던 우리나라 누리꾼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혼란에 빠진 반응을 보였다.
나키아와 자갈치 아지매가 분명 부산 사투리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 같은데 정작 한국인들은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발음 때문이었다.
오히려 영문 자막을 읽어서 해석해야만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을 정도다.
특히 자갈치 아지매의 발음이 더 알아듣기 힘들다. 정작 나키아가 말하는 부산 사투리가 훨씬 귀에 쏙쏙 들릴 정도다.
나키아는 외국인이 한국어를 할 때 정도의 어눌함이 있긴 하지만 분명히 알아들을 수 있는 발음을 구사하고 있다.
자갈치 아지매의 발음이 어색했던 이유는 그 역시 외국인 배우였기 때문이다.
영화 '블랙팬서'에서 부산 자갈치 아지매 역을 맡은 사람의 정체는 한국계 미국인 배우 알렉시스 리(Alexis Rhee)다.
'길모어 걸스', '크래쉬' 등 다수의 미국 드라마와 할리우드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블랙팬서'에서의 어눌한 부산 사투리가 나키아 발음과 비교된다.
한편 나키아 역을 맡은 루피타 뇽은 한 패션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발음을 정확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어가 갖고 있는 어감과 멜로디를 살리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 '블랙팬서'는 와칸다의 국왕이 된 티찰라(채드윅 보드만)이 와칸다에만 존재하는 비브라늄과 왕위 계승을 저지하려는 숙적과의 전쟁을 그렸다.
2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마블 영화 '블랙팬서'는 누적관객수 333만 8,402명을 돌파하며 독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