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깜짝 정상회담을 위해 평소 이용하던 차량을 바꿔 이동했던 사실이 알려져 누리꾼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두번째 남북한 정상회담을 비밀리에 진행하기 위해 평소 타던 검은색 벤츠 차량 대신 은색 벤츠 차량을 타고 판문점으로 출발했다.
은색 벤츠는 대통령 내외가 공식 일정이 아닌 경우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이용하는 모습이 가끔 포착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4·27 남북정상회담 때처럼 자유로를 거쳐 판문점으로 향했지만, 극도의 보안을 유지한 때문인지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문 대통령이 은색 차량을 이용한 것은 이번 회담이 극비에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의 검정색 의전 차량 번호는 사실상 일반 시민에게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경호 차량과 함께 이동하면 눈에 띄기 쉬운데 검정색 의전 차량을 타고 이동했다면 회담 전 추측성 정보가 퍼질 수도 있었다.
경호 등 수행원 규모는 최대한 줄였다. 청와대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대통령을 포함해 차량 5대에 나눠 탄 인원이 전부였다. 20명가량만 판문점으로 이동한 셈이다.
차량 5대 중 3대는 검은색, 나머지 2대는 은색으로 차량 색상을 혼합했다. 대통령 차량 행렬이라는 점을 숨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차량 색상이 모두 검은색일 경우 일반 시선을 끌기가 쉽다.
또 길을 안내하는 경찰 사이드카는 없었고, 경호차량도 최소화했다. 사이드카가 없었기 때문에 4·27 남북정상회담 때보다 이동이 쉽지 않았다. 신호등도 모두 지켰다고 한다.
문 대통령 일행은 2시간의 정상회담 후에도 다시 차량 5대에 나눠 타고 남측으로 귀환했다. 역시 철통보안이 지켜졌다.
대통령 일행이 자유로를 오갔음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대통령 차량 행렬을 목격했다는 사진이나 글들은 올라오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언론도 남북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청와대의 공지 후에야 알게 됐다. 청와대는 정상회담 종료 2시간50분 뒤인 전날 오후 7시50분 사실을 공지했다.
문 대통령은 27일 춘추관 기자회견에서 “사전에 회담 사실을 우리 언론에 미리 알리지 못한 것에 대해서 양해를 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렇게 정상회담이 비밀리에 진행된 이유에 대해서는 주변국들에게 주목받지 않고 두 정상 간 편안한 대화를 나누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노련함에 누리꾼들은 "마치 영화같다", "차를 바꿔타고 갔을 줄이야"라며 탄성을 내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