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故 장자연(1980~2009)의 동료 배우가 "고인과 같이 갔던 술접대 자리에서 성추행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남겼으나 끝내 인정받지 못하고 사건은 그대로 덮이고 말았다.
지난 28일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는 고 장자연과 같은 소속사 배우였던 A씨와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A씨는 "사건 당시 고인과 같은 소속사였다. 고인은 저와 친한 언니였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술자리 접대에 대해 "평소 소속사 대표가 통보하는 식이 많았으며 소속사 대표가 폭력적인 성향이라 안 갈 수 없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A씨는 눈 앞에서도 소속사 대표가 폭력을 행사하는 걸 봤으며 자신의 동료를 폭행하는 것도 봤다고 했다.
사건 당시에 대해 질문을 받자 A씨는 "그 날은 소속사 대표 생일 파티였다. 기업인들과 정치인들이 있었다.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이 섞여있었다"고 했다.
이어 "(10년 가까이 지난 일이지만) 경찰과 검찰에서 반복적으로 조사를 받았기 때문에 또렷이 기억한다"며 "당시 고인을 끌어당겨서 무릎 위에 앉히고 성추행까지 했다. 이런 일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고 했다.
손석희 앵커는 A씨가 경찰과 검찰 조사를 13차례나 받았지만 결국 A씨의 진술 내용이 검찰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손 앵커가 심정을 묻자 A씨는 감정에 복받쳐 울음을 터뜨리면서 "저도 충격이 컸고 고인과 저만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말을 맞추면 (성추행 피해를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사과정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조 씨를 검찰이 오히려 믿고 있어서 이상하다고 판단했다. 갓 스무살이 넘은 제가 느끼기에도 이상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알고 보니 조 씨의 배우자가 검사라는 걸 알게 됐다"고 밝혔다.
손 앵커는 "지금 해외에 계신 걸로 아는데 10년 동안 어떻게 지냈나"라고 안부를 물었다.
이에 A씨는 "연예계 생활을 하고 싶었지만 그 회사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증언을 했다는 이유로 여러 작품에서 퇴출돼 활동을 하기 굉장히 어려웠다"고 했다.
또 "정신과 치료를 반복해서 받다가 최근에는 입원까지 했다. 고인의 억울함을 풀어주지 못했다는 것이 죄책감이 됐다. 있는 그대로 말했는데 사건이 덮이는 걸 보고 두려워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