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선수는 너무 떨린 나머지 결승 골이 터지는 그 현장에 있었으면서도 그 장면을 직접 보지 못하고 두 눈을 질끈 감았다.
27일 오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전에서 우리나라가 우즈베키스탄에 연장까지 이어진 혈투 속에서 4대3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연장 후반 13분 황의조 선수가 상대 수비에게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경기 종료를 2분 앞둔 상황에서 다시 있을 수 없는 절호의 찬스였다.
키커로 황희찬 선수가 자원해 나섰다. 황희찬이 PK를 차는 순간 모든 국민이 숨죽여 지켜봤다.
그런 가운데 단 한명, 손흥민은 차마 동생의 PK 시도를 보지 못했다.
황희찬 선수가 페널티킥을 찰 준비를 하고 휘슬이 울리자 손흥민 선수는 골대 반대편을 향해 선 다음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고개를 숙였다.
그 누구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간절했던 손흥민 선수는 두 눈으로 결정적인 순간을 볼 수 없었다.
손흥민 선수는 골이 그물을 출렁거린 뒤에도 잠시 고개를 들지 못했다.
황희찬이 골을 성공시키고 동료들과 관중들의 함성을 들은 손흥민은 그제야 활짝 웃으며 함께 골 세리모니를 하러 뛰어갔다.
'우승후보' 우즈베키스탄을 꺾을 수 있다는 사실에 손흥민은 크게 웃었다.
누리꾼들은 "저 심정이 이해된다", "얼마나 떨렸을까", "골 욕심 많아도 차마 PK를 찰 수 없었나 보다. 만약 잘못되면 얼마나 자책할까"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날 '갓' 황의조는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 남을 플레이를 펼치며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인맥 축구'라는 비난을 완전히 날려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