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이 아이폰이라면 카카오톡에서 태극기 이모티콘을 세번 연속 누른 후 글자를 입력해보자.
그러면 잘 입력되던 글자들이 갑자기 풀어져 초성, 중성, 종성 하나씩 입력되는 현상이 벌어질 것이다.
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이폰만 되는 카톡 기능'이라는 제목으로 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을 쓴 누리꾼 A씨는 "태극기 이모티콘을 3번 눌러 입력하고 나면 키보드 자판이 하나씩 쳐진다"며 친구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 내용을 접한 누리꾼들은 너도나도 이 현상이 정말인지 확인해보며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재미있는 현상이지만 이대로 카카오톡을 쓸 순 없지 않은가.
다시 정상으로 되돌리려면 카카오톡 채팅방을 한번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면 된다.
태극기 이외에 다른 어떤 나라 국기 이모티콘을 써도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심지어 다른 종류의 국기를 섞어도 결과는 같다.
독특한 것은 다른 이모티콘은 그렇지 않은데 유독 국기 이모티콘만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카카오톡이 재미삼아 숨겨놓은 기능이 아닐까" 하는 추측이 나왔다.
이런 기능을 IT업계에서 '이스터 에그(easter egg)'라고 하는데 소프트웨어에 숨겨놓은 개발자의 장난, 혹은 사용자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뜻한다.
파일 압축할 때 쓰는 알집 프로그램에는 개발자가 사용자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숨어있다.
2018년 버전으로 상단 메뉴에서 도움말 >제품정보>알집은...탭을 선택하면 영화 스타워즈의 도입부 처럼 한 영상이 나온다.
처음엔 알집에 관한 기본적인 설명이 지나가는데 조금만 더 기다리면 10년 전...이라는 말과 함께 알집을 개발하며 있었던 일들, 앞으로의 비전 등 개발자의 '한풀이'가 나타난다.
또 간편한 작곡용 소프트웨어인 FruityLoops 3에도 작은 이스터 에그가 숨겨져 있다.
운영체제 시스템 날짜를 5월 23일로 변경한 뒤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면, 좌측 상단에 'Happy Birthday to Me!'라는 메시지가 나타난다. 아마도 5월 23일이 개발자의 생일인 듯하다.
이런 것처럼 개발자가 사용자들에게 장난을 치거나 메세지를 전하려는 게 아닐까 하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냥 단순한 오류가 아닐까"하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카카오톡 고객센터에 전화해 문의한 결과 "이는 의도한 이스터 에그는 아니고 오류가 맞다. 개선하려고 노력하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재미있는 현상이기에 굳이 개선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했지만 어떤 사용자는 국기를 세번 입력했다가 글자가 제대로 입력되지 않는 불편을 겪을 수도 있으니 개선하겠다는 카카오톡 측의 답변이 맞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