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포용성이 없기는 마찬가지지만 익명성이라도 있죠"
유시민이 서울로 인구가 집중되는 사회심리적 이유를 설명해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지난 19일 방영된 tvN '알쓸신잡3'에서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소도시를 방문한 잡학 박사들의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시에나와 캄포 광장'에 관한 얘기를 시작했다.
도시계획학 김진애 박사는 "이탈리아는 우리나라의 서너 배 정도 되는 나라지만 큰 도시가 별로 없다"라며 "기껏 해봐야 로마, 피렌체 밀라노 정도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도 이탈리아 총생산이 우리나라보다 높은 이유가 있다"라고 얘기했다.
김 박사는 "사람들은 도시가 커야만 포용력도 향상되고 인재들도 모인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러나 이탈리아를 보면 그렇지 않은 걸 확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유시민은 "독일도 마찬가지다"라며 "거기도 메가 시티가 별로 없다"라고 덧붙였다.
즉 유럽에서는 도시가 크지 않아도 각 지역이 포용성을 갖추고 있기에 큰 도시로 몰리는 현상이 심하지 않다고 본 것이다.
이어 "현재 우리나라 서울의 인구가 천만 밑으로 내려오긴 했지만 오천만 인구 중 20%는 서울 인구다"라며 "왜 이렇게 된 것 같으냐"라고 물었다.
그는 "생각해보면 결국 우리나라 각 지역은 포용성, 독특한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없는 것"이라며 "서울에도 포용성이 없기는 마찬가지지만, 서울은 익명성이라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러니 괴짜들이나 이방인들이 와서 마음 편히 살 수 있도록 포용의 품을 넓힌다면 도시의 발전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말을 들은 유희열은 "제가 대중음악을 시작했던 90년대 홍대가 떠오른다. 그때 홍대는 정말 아무 것도 없었고 공연하는 클럽만 한두개 있었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근데 거기에 몇몇 정말 괴짜들이 모여 음악을 시작했고 그 괴짜들을 보고 더 실력이 없는 친구들이 그 무대를 통해서 데뷔를 막 했다. 그러다가 홍대에 상권이 들어오면서 그 괴짜들을 못 보던 시대가 꽤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최근 몇년 간 괴짜들이 다시 꿈틀대기 시작하고 있다. 온라인의 어떤 공간으로 모여들어 제약 없이 놀고 '좋아요'를 누른다. 그래서 앞으로는 그런 공간이 무엇이 될 거다"라고 봤다.
유시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사실 그 곳은 가상이 아니고 현실공간이다. 다만 디지털 공간을 이용한다는 것 뿐이다. 굉장히 포용적이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너 이것 좀 하지마!'라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