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최대의 자유게시판이자 여론장이던 다음의 '아고라'가 서비스 시작 15년만에 문을 닫는다.
다음은 3일 아고라 서비스를 2019년 1월7일 종료한다고 공지했으며, "이제 15년간의 소임을 마치고 물러난다"고 소감을 남겼다.
다음 측은 서비스 종료 이유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설명이 없었으나, 여성 전용 게시판인 '미즈넷'도 같은 달 14일 종료할 예정으로 알려져 자유게시판 형태의 서비스 경쟁력 상실이 가장 큰 이유인 것으로 업계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과거 '광우병 파동'(2008)으로 촉발된 촛불시위의 중심축이었던 아고라가 여론을 모으고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금번 서비스 폐쇄는 많은 이들에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음 아고라는 2003년 다음의 뉴스서비스인 미디어다음의 출범과 함께 시작해 지난 15년 간 총 3000만 건 이상의 글이 올라왔다. 또한 청원게시판에서는 총 20여만 건의 사연이 올라와 4500여만 개의 서명이 진행된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대의 자유게시판이자 인터넷 여론장이었다.
이제는 청와대 청원게시판과 각종 SNS, 그리고 전문화된 커뮤니티 게시판들이 이 역할을 나누어 분화된 상황이며, 아고라의 폐쇄와 더불어 오유나 일베 등 인터넷의 다양한 공개게시판들 역시 비슷한 쇠락의 길을 걷는 중이다.
다양한 사용자들이 모여 여론을 형성하고 의견을 모으던 자유게시판은 그 다양성과 개방성에서 오랜 시간 인터넷의 중심축 중의 하나로 기능해왔지만, 각종 인터넷 여론 조작 세력들에 의해 그 기능이 크게 훼손됐다.
많은 분석가들은 모바일 중심의 환경 변화와 SNS와 유튜브 등의 발달로 인해 자유게시판의 시대는 끝나간다고 분석하지만, 아고라와 같은 다양한 주제를 중심에 두고 전세대가 모여 의견을 나누는 자유게시판의 시대는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조만간 다시 찾아올 시기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인터넷은 어찌 보면, 아고라와 같은 자유게시판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앞으로도 모두에게 개방되고 어떤 주제든 다룰 수 있는 이런 자유게시판과 유사한 구조를 유지해야만 의미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