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하는 축구선수 리오넬 메시의 유니폼을 비닐봉지로 만들어 입어 전 세계를 뭉클하게 했던 아프가니스탄 5살 소년 무르타자 아흐마디.
2년 후 소년의 현재 근황을 접한 전 세계 누리꾼들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7살이 된 무르타자 아흐마디와 소년의 가족은 지난달 가즈니 남동부에서 살던 집을 버리고 수도 카불로 이주했다. 쫓기듯 거주지를 떠난 것이 벌써 두 번째다.
무르타자의 가족은 탈레반이 무르타자의 이름을 대면서 그를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두려움에 휩싸였다고 한다. 무르타자의 모친인 샤피카는 두려운 눈길로 "아들을 잡으면 갈갈이 찢어버린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2년 전인 2016년 형편이 어려운 무르타자가 비닐봉지에 색을 칠해 메시의 유니폼을 흉내 내 입은 사진은 전 세계 소셜미디어에서 큰 화제가 됐다.
이 소식을 들은 메시는 그에게 사인된 유니폼과 축구공을 선물로 보냈다. 같은 해 12월 무르타자는 카타르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메시를 직접 만나기도 하며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무르타자의 행복한 꿈은 곧 악몽으로 바뀌었다. 소년이 유명세를 치르면서 이들 가족에게 막대한 후원금이 들어왔으리라 짐작한 이들이 무르타자와 그의 가족들을 협박하기 시작한 것.
무르타자의 모친 샤피카는 "지역 유지들이 우리를 불러서 '메시에게 받은 돈을 내놓지 않으면 아들을 데려가겠다'고 말했다"며 "한밤중 총소리를 듣고 소지품은 다 두고 목숨만 지키러 떠났다"고 말했다.
샤피카는 "모르는 사람이 우리 집을 지켜보는 일도 있었고 전화도 걸려왔다. 아들이 납치될까 봐 낮에도 아이들과 놀게 둘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가족은 무르타자가 아끼는 메시 유니폼만 겨우 챙겨 몸을 피했다.
상황이 이러니 무르타자는 학교에 갈 수도 없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무르타자는 계속 꿈을 꾼다. 그는 "메시 같은 축구선수가 되고 싶고 학교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무르타자는 메시가 그립다면서 "내가 그를 만나면, '살람'(평화라는 뜻으로 인사말로 쓰임)이라고 인사할 것이고 '잘 지내니?'라고 물을 것이다. 나는 그와 함께 그라운드로 들어갈 것이고 그는 경기하고 나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무르타자의 가족은 시아파 분파인 하자라파에 속해있다. 수니파 무장단체인 탈레반은 지난달 가즈니시를 공격하면서 하자라파를 표적으로 삼았다. 이들 가족은 협박을 피해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유럽 등으로 망명하길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