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TV 수목극 '빅이슈'가 방송 도중 컴퓨터그래픽(CG)을 제대로 입히지 못해 따로 노는 미완성분 화면들을 내보낸 대형 사고를 냈다.
지난 21일 방송한 '빅이슈'에서는 CG가 제대로 덧씌워지지 않아 CG 처리해야 할 화면과 촬영 화면이 따로 노는 장면, 제작진이 CG 업체에 특정 글자나 그림을 지워달라고 자막으로 삽입한 장면 등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CG가 마저 끝나지 않아 화면 조각이 그대로 둥둥 떠있는 어색한 화면부터 '81-4 지안, 김포 다 지워주세ㅛㅇ', '창 좀 어둡게' 등 스크립트와 제작진의 편집 수정요구 사항이 그대로 담긴 화면은 시청자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SBS는 즉각 보도자료를 통해 "3월 21일 방송된 '빅이슈'의 방송사고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문을 배포했다. 이어 "이날 방송분의 경우 상황실 및 사고 장면 등에서 다수의 CG컷이 있었으나 CG 작업이 완료되지 못한 분량이 수차례 방송됐다"고 설명했다.
방송사는 "이에 시청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또한 열연과 고생을 아끼지 않은 연기자와 스태프분들께도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향후 방송분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촬영 및 편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SBS의 빠른 공식입장에도 시청자의 충격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말 그대로 지금까지 이런 방송사고는 없었기 때문.
CG가 완성되지 못해 방송사고가 난 것은 2017년 성탄절 전야에 후반 작업 지연으로 두 차례 미완성 화면을 내보내고 지연 방송까지 했던 tvN 드라마 '화유기' 이후 약 1년 만이다.
지상파 드라마 방송사고는 2017년 9월 MBC TV '병원선'에서 벌어진 게 가장 최근이었는데, 5회와 6회 사이 방송이 11분 지연됐던 것으로 당시에는 MBC 파업이라는 특수상황이 있었다.
SBS에서는 이전에도 비슷한 사고가 몇 번 있었다. 2011년 '시크릿 가든'과 '싸인', 2015년 SBS TV '펀치'에서 편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고가 났는데, 모두 촉박한 일정에 '생방송 촬영'이 누적되다 마지막회에 터진 일이었다. 그러나 '빅이슈'는 극 초중반인 방송 11-12회째 사고가 벌어졌다.
아무리 '쪽대본', 급박한 촬영이 일상인 한국 드라마 시장이라 할지라도 방송의 절반이 통째로 미완성인 경우는 이번이 최초다. 초유의 사태에 시청자들은 당황을 넘어 황당함까지 느끼는 모양새다.
한편, 방송사고로 다시보기 서비스도 평소보다 늦어질 전망이다.
SBS 관계자는 "다시보기는 22일 오후께 서비스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