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 속에 갇힐 뻔한 1천마리 동물을 빠른 초동 대처로 살린 공무원들의 구조 활동이 뒤늦게 알려져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4일 대한민국 강원도 고성과 인제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불은 초속 15m 이상의 강풍을 타고 인접한 속초시로 걷잡을 수 없이 번져 '국가재난사태'가 선포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사건 당일 자정쯤 강릉시청 축산과 직원들은 옥계면의 한 동물원으로 방역차를 끌고 달려갔다.
불이 확산되면서 과거 옥계면 산업 계장에서 근무했던 한 공무원이 인근 동물원이 위험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동물원에는 강아지, 토끼, 햄스터, 앵무새, 날다람쥐, 말 등 동물 1,000여 마리가 있었다.
그들은 물을 1t가량 담을 수 있는 방역차를 끌고 다니며 동물원 인근으로 번진 불을 껐다.
낮에는 방역차 진입이 불가능한 곳에 곡괭이를 들고 올라가 잔불까지 처리하는 꼼꼼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의 빠른 대처 덕분에 자칫 화마에 휩싸일 뻔했던 동물원은 피해를 보지 않았고, 동물 1,000여 마리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사실은 동물원 주인이 강릉시청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공개하며 뒤늦게 알려졌다.
동물원 주인은 "이미 산불이 번진 상태여서 차가 들어갈 수 없는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위험을 무릅쓰고 거센 화염을 뚫고 들어가셔서 주변에 번지는 산불을 전부 꺼주시고, 주변 민가에 옮겨붙은 불까지 끄셨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덕분에 동물과 시설물 전부 이상 없다"라며 "발 빠른 초동조치와 실시간 상황판단으로 더 큰 피해를 막았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