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형 그때 나 왜 안아줬어요?' 후기글이 네티즌들을 설레게 하며 많은 관심을 받고있다.
지난 14일 동국대학교 대나무숲에는 '형 그때 나 왜 안아줬어요?' 후기글이 올라왔다.
앞서 글쓴이는 지난해 12월 20일 "형은 왜 저에게 ○○하시나요"라는 문장을 반복하며 같은 학교를 다니는 형과 미묘한 감정이 싹텄음을 고백했다.
형은 왜 저를 사과관에서 충무로역까지 데려다주나요.
왜 전공시간 옆자리를 맡아주나요.
같이 PC방 간다고 했던날 내가 밑에서 기다리는데 왜 우산 안들고 나왔나요. 일부러 그랬나요.
왜 물 고인 웅덩이를 내가 밟을 것 같을때 나를 끌어당겨서 안아줬나요.
왜 형 생일때 하루종일 나랑 놀자고 하나요.
왜 술먹는 자리에 꼭 내가 왔으면 하나요.
왜 카톡 안읽으면 전화하나요.
같이 영화보다가 내가 콜라 엎질러서 바지 다 젖은 날, 뛰어가서 바지를 사다주고는 왜 내 바지를 세탁해서 갖다주나요.
술마신다고 하는 날엔 왜 집 못가겠으면 전화하라고 꼭 말해주나요.
왜 시간표짤때 꼭 내 시간표를 구해가나요.
왜 같은 전공이 아닌데 내 수업을 같이 듣고싶어하나요.
술자리에서 군대간다고 말한날, 왜 잔뜩 취해서 닭똥같은 눈물을 줄줄 흘렸나요.
한번도 궁금하지 않았던 것들이, 형이 날 끌어당겨서 설레게 만들었던 그 날부터 하나하나 궁금해졌어요.
날 좋아하는건가... 아니면 내가 너무 귀여운 동생이라 잘 챙겨주는건가...
이제 당분간 안 돌아올 학교지만, 형 때문에 계속 다니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몰래 입대도 미루고, 마음가는대로 해보고싶어졌어요.
그래도 겁납니다. 내 오해이면 어쩌지. 내가 오버한거면 어쩌지... 너무 무서워요.
동성 간 미묘한 감정을 담은 이 글은 당시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퍼져나갔으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자 글쓴이는 후기글을 두번 올렸다.
첫번째 후기글에서는 "겁나서 고백은 하지 못했다"며 크리스마스때 데이트를 한 이야기를 전했다.
두번째 후기 글에서는 "형에게 전에 쓴 글을 들켰다"며 "형은 제가 먼저 형을 헷갈리게 했다고 한다"고 두 사람이 서로 감정을 확인했음을 알렸다.
그렇게 감정을 확인한 두 사람은 글쓴이가 입대하기 전까지 두달 동안 데이트를 즐겼다고 한다.
글쓴이가 입대하며 글쓴이의 '형'은 애매한 관계를 끝내자고 말해 두 사람의 관계가 끝나는 듯 했지만 재회해 지금까지 두 사람의 애정은 계속되고 있다고.
이에 네티즌들은 "두 분이서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글 정말 잘 쓴다", "해피엔딩이라 나도 행복하다" 등 응원과 박수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