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정보차단을 요구받은 사실이 전해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11일(현지시간) '러시아 통신 · 정보기술 · 매스컴 감독청'(로스콤나드조르·Roskomnadzor)이 "구글에게 유튜브를 이용한 비허가 대중행사홍보를 차단해달라는 서한을 보냈다."고 전했다.
로스콤나드조르는 일부세력이 조직적으로 유튜브의 홍보도구인 '푸시 기술'(Push technology)을 활용하여 자국의 선거방해를 위한 시위에 대한 정보를 유포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로스콤나드조르는 구글이 자회사인 유튜브를 통제하지 않는다면 보복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스콤나드조르는 구글이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러시아는 이를 국가주권 개입과 민주선거 방해로 생각하고 그에 맞는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이러한 반응이 보편적으로 지켜지는 언론과 통신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행위라고 보고있다. 이러한 견해와 별도로 러시아에서는 인터넷 내의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자국의 서버를 통해 인터넷 트래픽을 검열하는 새로운 법을 제정했다.
한편 이번 사태는 다음달 8일 시행되는 모스크바의회선거에서 비롯됐다. 지난달 야권 후보들이 선거후보등록을 거부당하자, 주말마다 공정선거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당국의 허가를 받은 지난달 20일 첫 시위에는 약 1만2천명이 참여했고, 이어진 두 번째(7월 27일)와 세 번째(8월 3일) 시위에는 각각 3천500명과 1천5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시위에 대해 러시아 당국은 서방 세력이 러시아의 정치적 혼란을 노리고 인터넷을 통해 선거 과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러시아 상원 부위원장 안드레이 클리모프는 "외국세력이 최근(10일) 열린 시위에서 러시아인들을 조종하기 위해 유튜브를 비롯한 IT기술을 이용한다."고 주장했다.
구글이 러시아에서 이러한 압박을 받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작년 말 러시아는 구글이 검색결과에서 특정 항목을 삭제하라는 요구사항을 따르지 않자, 구글에 50만루블(931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당시 구글은 러시아 야당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프니의 유튜브 광고를 삭제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 검열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남일 같지가 않다.", "홍콩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을 듯."이라는 걱정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