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사귄 전남친을 마주쳐 모른 척 하려 했지만 눈치 없는 강아지가 전남친을 너무나 반겨 실패했다는 대학생의 후기가 올라왔다.
결국 글쓴이는 전남친과 깊은 대화로 그동안 회포를 풀고 군대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접었던 마음을 주고 받으며 다시 잘해보기로 했다고 한다.
앞서 지난 16일 한 대학교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에 익명의 한 네티즌이 강아지를 산책 시키다가 전남친을 마주쳤다는 글을 올렸다.
글쓴이는 “강아지를 산책시키다가 3년간 사귄 전 남자친구를 마주쳤다. 모른 척 지나가려고 했는데 내 강아지가 눈치 없게 (전 남자친구에게) 가서 반갑다고 배 보여주고 난리가 났다. 강제로 안부를 물어보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후 전남친에게서 연락이 와 글쓴이는 20일 금요일에 술약속을 잡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네티즌들은 "후기를 남겨달라"며 큰 성원을 보냈다.
이미 마음이 흔들린 두 사람에게 금요일은 너무나 먼 날이었다. 두 사람은 문자와 전화를 통해 더 빨리 진심을 전하게 됐다.
글쓴이는 "후기 남겨보겠다"며 "산책하다가 마주친 날 전남친에게서 코코(강아지)가 살쪘다고 문자가 와서 강아지 얘기와 시덥잖은 얘기, 안부를 묻게 됐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러다 새벽에 전남친으로부터 전화가 왔다"며 "전남친이 '솔직히 많이 보고싶었고 군대 가서도 계속 생각났는데 괜히 연락하면 서로 힘들어질 것 같아 꾹 참았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이후 전남친은 금요일 시간 내줄 수 있냐고 술약속을 제안했고 글쓴이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글쓴이는 들뜬 마음으로 전남친과의 만남을 준비하던 중 전남친으로부터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전송받게 됐다.
글쓴이가 익명게시판에 쓴 글을 캡쳐한 사진이었다.
전남친은 전화해 글쓴이에게 "우리 이야기냐"고 물었고 글쓴이는 "맞다. 미안하다. 혹시 우리 얘기 써서 기분 나빴냐"고 사과하며 되물었다.
이에 전남친은 "기분 나쁘지 않다. 이 글을 쓴 글쓴이가 댓글에 (마음이) 흔들렸다고 쓴 걸 보고 이 글이 진짜 네가 쓴 글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는 전남친은 "내가 키우는 강아지도 널 보고싶어하는데 공원으로 나와달라"라고 요청했고 글쓴이는 전남친 강아지가 보고싶어 경의선 숲길로 나가게 됐다.
그렇게 두 사람과 두 사람이 키우는 강아지까지 넷이서 만나 강아지는 강아지들끼리 놀고 두 사람은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전남친은 글쓴이의 손을 잡더니 "미안하다. 군대 가서 괜히 고집 부려서 너 못기다리게 해서 둘 다 더 힘들어진 건 아닌가 죄책감 많이 느꼈다. 그래도 그런 결정하기까지 쉽지 않았고 우리 관계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 보고싶었다"며 울먹거렸다고 한다.
진심 어린 고백에 글쓴이도 눈물을 흘렸고 결국 두 사람은 다시 사귀게 됐다. 물리적 거리가 멀어지게 돼도 절대 헤어지자는 말은 하지 않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글쓴이는 "전부터 우리집 강아지는 나보다 내 남친을 더 좋아했다"며 "강아지 덕분에 잘 이어진 것 같아서 간식 많이 주려고 한다"고 강아지에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남친은 그날 강아지가 반기지 않고 스쳐지나가기만 했더라도 어떻게 해서든 다시 잘해보려고 했을거라더라"라고 전하며 다시 한번 설레게 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축하한다"며 "후기 사진 잘 봤으니 강아지 사진 좀 공개해달라"고 또 한번 뜨거운 성원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