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아주대병원 측과 깊은 갈등 끝에 외상센터장 자리를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동아일보는 지난 18일 이국종 교수가 "다음 달 병원 복귀와 동시에 센터장직을 내려놓겠다. 앞으로 외상센터 운영에도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20일 전했다.
한 달간 해군 태평양 해상훈련에 참여한 뒤 지난 15일 귀국한 이국종 교수는 다음 달 1일부터 출근한다.
매체에 따르면 이국종 교수는 사퇴 후 이직이나 정계 진출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이 교수는 "평교수로 조용히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국종 교수는 그간 외상센터 운영과 관련해 병원 고위층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이 이국종 교수에게 욕설을 퍼붓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이같은 사실이 외부에 알려졌다.
욕설 파문 이후 이 교수는 "이런 와중에 외상센터를 계속 해야할 지 모르겠다"며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었다.
이국종 교수의 수제자로 알려진 정경원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외상외과 교수(아주대 권역외상센터 외과 과장)는 18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그간 있었던 갈등을 폭로하기도 했다.
그는 "닥터헬기를 탈 때 '죽어도 국가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탄다"라며 "이렇게 뼈를 갈아서 외상센터를 유지해왔는데, 더는 견디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닥터헬기를 처음 운항하기 시작할 때 의사 5명, 간호사 8명을 요구했으나 병원 측에서는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다.
겨울에 병원 옥상에서 헬기가 이착률할 때 안전을 위해 있어야 할 열선도 깔리지 않았다.
옥상 헬기장 아래층에 구조대원과 기장, 운항관리사 등이 대기할 공간을 주기로 했던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본관의 병실 역시 내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외상 외과 의사들을 비롯해 외상센터 팀은 혼신을 다해 닥터헬기 운항을 이어왔다.
하지만 이제 이들은 "이런 상황이면 복지부가 닥터헬기를 아주대에 주면 안 된다. 아주대는 받는다고 하면 안 됐다"라고 토로하고 있다.
정 교수 말에 따르면, 닥터헬기 사고가 났을 때 전부 개인의 책임으로 묻는 각서를 쓰고 탄 의사는 총 6명이었다. 그는 "'이국종 없다고 의료진이 헬기 안 타더라'라고 비아냥거리니 화가 난다. 병원장님이나 복지부가 타라고 말하고 싶다"고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