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떠난 아이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던 엄마가 VR(가상현실세계)로 다시 한번 아이를 만났다.
"보는 내내 눈물을 흘렸다", "너무 감동적이다", "가상현실이지만 어머님이 치유 받으실 수 있다면"이라며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감동적이라는 평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6일 방송된 'MBC 스페셜집-VR휴먼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에서는 먼저 세상을 떠난 딸과 엄마가 VR(가상현실) 체험으로 재회하는 장면이 담겼다.
엄마 장지성 씨는 3년 전 가을, 7살이 된 셋째 딸 나연이를 먼저 보내야 했다.
목이 붓고 열이 나 단순히 감기인 줄 알았던 병은 '혈구탐식성 림프조직구증'이라는 희귀 난치병이었다.
엄마의 바람은 단 하루 만이라도 딸을 다시 만나 좋아하던 미역국을 끓여준 뒤 사랑한다고, 한 번도 잊은 적 없다고 말해주는 것이었다.
엄마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MBC 스페셜 제작진이 국내 최고 VR 기술진과 협력해 작업을 시작했다.
나연이 실제 모습과 가깝게 만들기 위해 가족들의 인터뷰와 휴대폰 속 사진, 동영상에 저장된 표정과 목소리, 말투, 몸짓 등에 대한 분석도 이뤄졌다.
대화가 가능한 인공지능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체험을 하는 동안 짧은 대화와 상호작용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드디어 가상현실 세계에서 엄마와 나연이가 만나는 날. 엄마는 떨리는 마음으로 VR 체험에 나섰다.
장비를 착용한 후 가상세계로 들어서자 잠시 후 나연이의 노래 소리가 들렸다. 하얀 나비를 따라가자 "엄마"라는 외침과 함께 나연이가 달려나왔다.
장 씨는 나연이를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 나연이는 "엄마 어디 있었어? 내 생각했어? 난 엄마 많이 보고싶었어"라고 말했다.
이에 장 씨는 눈물을 흘리며 "항상... 많이 보고 싶었어. 안아보고 싶었어"라고 답했다. 그는 나연이를 만져보기 위해 손을 뻗었다.
VR 세트장에는 VR 장비를 착용한 채 허공을 더듬는 엄마의 모습 뿐이었지만 엄마는 실제로 나연이를 만나는 것처럼 기쁨과 그리움이 뒤섞인 눈물을 터뜨렸다.
세트장에 있던 가족들과 기술진, 방송 스탭들은 일제히 눈물을 글썽이며 그 감동을 함께했다.
나연이는 손을 뻗어 손바닥을 맞대보라고 말했고 엄마는 따라서 손바닥을 맞췄다. 그러자 나연이는 "이러면 하늘로 가는거야"라고 설명했다. 나연이 말처럼 땅이 점점 멀어지고 하늘로 붕 뜬 것처럼 주변 배경이 바뀌었다.
이윽고 하늘 멀리 어딘가에 펼쳐진 들판에 도착했다. 나연이는 예쁜 집을 보여주겠다며 캐릭터 친구를 소개했다. 나연이가 지내는 하늘 위 집은 아기자기한 풍선과 조명, 인형, 침대, 놀이터 등으로 꾸며져있었다.
나연이와 엄마는 생일 케이크가 놓여있는 식탁에 앉아 둘만의 생일파티를 했다. 둘은 케이크에 초를 꽂고 생일 축하 노래도 함께 불렀다.
생일파티를 끝내고 둘은 사랑 고백을 하고 작별인사를 했다. 나연이는 졸리다며 잠들었고 곧이어 다시 흰나비가 되어 날아갔다.
VR 체험을 끝내고 엄마는 "사실 우리 나연이하고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지만 또 멀리 가면 우리 나연이 같았다. 멀찍이서 뛰어다닐 때나 누울 때 앉을 때 느낌이 비슷했다"며 후기를 전했다.
다시 현실로 돌아오며 눈물이 잦아든 엄마에게 제작진은 "좀 도움이 됐냐"고 물었고 엄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네. 좋았어요, 괜찮았어요"라고 한결 편안해진 표정으로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