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이 41도가 넘었는데도 집에 가라며 돌려보내진 17세 남고생이 고열 속에 사경을 헤매다가 결국 사망했다. 건강했던 아들의 죽음에 부모는 억장이 무너졌다.
지난 18일 중앙일보는 이날 대구 영남병원에서 세상을 떠난 고3 정 모(17) 군 부모와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했다.
격리병실에 들어서던 정 군이 부모에게 한 마지막 말은 "엄마, 나 아파"였다.
어머니는 "영남대병원에 간 첫날, 자정 넘어 아들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못 받은 게 한"이라며 울먹였다.
아버지는 "1학년 땐 반장, 2학년 땐 부회장을 했던 반듯한 아이였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정 군은 코로나 검사에서 6번 음성 판정받았다가 사망 후 소변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
정 군은 아버지가 운영하는 학원에 한 번 간 것 외에 최근 3주간 외출한 적도 없었다.
아버지가 직장암을 앓았던 경험이 있어 가족 모두가 각별히 조심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 10일 약국에서 마스크를 사려고 1시간 줄을 섰는데 이날 밤부터 발열 증상이 나타났다.
정 군은 열이 심해지자 지난 12일 경북 경산중앙병원에 갔는데 체온이 41.5가 나왔다. 의사는 해열제, 항생제를 처방해 집에 돌려보냈다.
다음날 정 군은 선별진료소를 찾았고 폐에 염증이 발견됐다. 하지만 진료소도 그를 집에 돌려보냈다.
이후 차도가 없었던 정 군은 결국 영남대병원으로 이송됐다가 치료 중 사망한 것이다.
아버지는 "(병원, 선별진료소가) 코로나 검사 결과만 신경 쓰다 아들을 집으로 보내 골든타임을 놓쳤다"라고 주장했다.
네티즌들은 "너무 안타깝다", "증상이 경미한 신천지 관련 확진자들이 병상을 차지하고 있어 정 군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것 아니냐", "너무 속상하고 화난다", "어떤 말로도 아이 부모를 위로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함께 슬퍼하고 또 분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