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세에 현지 관광객이 줄어들자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운하가 60년 만에 제 색을 찾았다.
17일 CNN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전역에서 봉쇄 상태가 계속됨에 따라 베네치아 운하를 흐르는 물이 맑아지면서 작은 물고기들이 떼 지어 헤엄치는 모습도 볼 수 있게 됐다.
평소 같으면 강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은 녹색에 가까운 강물이 맑게 변한 모습이다.
연간 2천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코로나19의 여파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겼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은 "6일간 봉쇄한 결과 운하가 맑아졌다"면서 "나쁜 일(코로나 19)이 일어나는 가운데 '실버 라이닝(불행 속의 한 가닥 희망)'도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주민들은 맑아진 운하 사진을 촬영해 트위터·페이스북 등 SNS에 올리고 있다.
트위터에서 '베네치아 물(Venice water)'로 확산돼 가는 이 소식에 한 트위터 이용자는 "예상치 못한 팬데믹의 여파"라며 운하의 사진을 올렸다.
물이 맑아 바닥까지 보이는 운하에는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모습도 보였다. 운하를 떠났던 백조들과 오리들도 돌아왔다.
다른 트위터 게시글에는 돌고래가 돌아와 헤엄치는 영상도 올라왔다.
nel porto di #Cagliari
— Roberto Dupplicato (@duppli) March 16, 2020
Tornare a inquinare sarebbe un delitto: sfruttiamo questa scia per ripensare a come sviluppare la società in armonia con la natura pic.twitter.com/dH0PLqm4Q1
아래 영상을 올린 네티즌은 "아마 자연이 우리(지구)에게 리셋 버튼을 누른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처럼 베네치아 운하를 흐르는 물이 맑아진 것은 배가 다니지 않으면서 바닥의 퇴적물이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베네치아의 환경운동가들은 크루즈선들이 베네치아의 취약한 지반을 마모시키고 대기오염을 유발한다고 주장해왔다.
일각에서는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과잉관광)'의 폐해로 베네치아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대기오염의 경우, 주민들의 이동이 제한되고 수상 버스·곤돌라 등의 교통량이 줄어들자 개선되는 추세라고 CNN은 보도했다.
한편 이탈리아를 비롯해 스페인과 프랑스 등 유럽의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자 유럽연합(EU)은 여행 금지령과 함께 외국인의 유럽 입국 금지 조치에 합의했다.